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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CK] '리치 언니' 박세리, 놀 줄 아는 멋진 언니로


입력 2020.09.11 15:24 수정 2020.09.12 03:08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박세리ⓒE채널 박세리ⓒE채널

1997년 대한민국이 IMF 외환위기로 국민들이 힘들어 할 때 이듬해 열린 US여자오픈에서 연장승부 중 연못에 빠진 공을 살리기 위해 맨발로 물 속에 들어가 샷을 했고, 그 경기에서 끝내 우승을 거머쥐며 국민들에게 환한 웃음을 선사했던 박세리. 이후 '골프 여제'란 수식어에 걸맞는 성적들을 쌓아가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였다.


그런 박세리가 현역 은퇴 후 스포테이너로도 활약해 결이 다른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박세리는 현재 티캐스트 E채널 '노는언니' 고정 출연, SBS '정글의 법칙- in 와일드 코리아', 웹예능 '인생 한 번 쎄리박'으로 운동선수가 아닌 예능인으로 사랑 받고 있다.


박세리는 '아빠를 부탁해'를 시작으로 '정글의 법칙', '힐링캠프', '아는 형님', '집사부일체', '나 혼자 산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종종 출연했다. 예능에서 재산을 공개하고, 연애관을 밝히며 털털하고 솔직한 입담을 과시해, 방송 후에는 '박세리 결혼', '박세리 연봉', '박세리 재산' 등의 실시간 검색어가 뜨곤 했다. 이같은 솔직한 이미지가 그의 예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줬다.


'아빠를 부탁해'에서 정원, 수영장, 엘리베이터가 겸비된 최고급 집을 공개하며 시작된 '리치 언니' 이미지에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준 친근감이 박세리를 더욱 호감으로 만들었다. 그는 끝없는 택배, 다이어트 중이지만 냉동식품으로 가득한 냉장고를 공개하며 일반인들과 다를 것 없는 소확행을 즐기고 있었다.


박세리ⓒ스튜디오 룰루랄라 박세리ⓒ스튜디오 룰루랄라

단발적인 예능 프로그램은 지금 박세리가 스포테이너로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판을 깔아줬다. 박세리는 '노는 언니' 출연을 결정하며 "평소 여자 운동 선수들이 방송에 많이 노출되지 않아 아쉬웠는데 여자들로만 구성된 프로그램이 생겨 기대가 크다"면서 화끈한 일탈기를 예고했다.


박세리는 '노는 언니'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맏 언니 롤을 소화하고 있다. 많은 식비가 지출되자 제작비를 걱정하는 동생들에게 "그런 걱정 하지 말라"면서 제작진과 거래를 하는가 하면 먼저 장난 치거나 연애 이야기를 함께하며 자신을 어려워하는 동생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또 은퇴 후의 삶을 걱정하는 동생들에게 "생각보다 더 좋아"라며 불안감을 걷어줬다.


SBS ‘정글의 법칙 in 와일드 코리아’에서는 한 섬에 입도해 재난 상황 속 물과 식량을 구해야 하는 미션이 떨어지자 박찬호, 추성훈, 허재를 뒤로 하고 뛰어난 체력으로 앞장 섰다. 추성훈, 박찬호, 허재가 지쳐 앉아있을 때 박세리는 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생존력을 과시했다.


웹예능에서도 그의 활약은 이어진다. '인생 한 번 쎄리박'은 한 평생 운동만 했던 박세리가 취미 만들기에 도전하는 10부작 콘텐츠다. 1회에서는 댄스, 2회에서는 베이킹에 도전했다.


박세리는 골프 외에 허당스러운 면모를 보이면서 웃음을 안긴다. 이 과정에서 박세리는 못하는 종목이라고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 남들에 비해 뒤떨어지더라도 끝까지 미션을 완수하는 열정가득한 모습이 웃음 속 또 하나의 키 포인트다. '리치 언니'가 이제 '노는 언니', '멋진 언니' 로 거듭날 수 있는 이유다.


박세리의 활약이 반가운 건 또 하나의 예능 스타 탄생이란 점도 있지만, 안정환, 서장훈, 허재 등 남성 스포테이너들이 주를 이루던 업계에 여자 스포테이너의 물꼬를 박세리가 틀어줬다는 점이다. 박세리의 전성시대는 이렇게 또 한 번 시작됐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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