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보며 카톡하고 게임하며 공략 찾아보고
튼튼한 힌지·만듦새 ‘훌륭’…멀티태스킹 ‘매력’
옥의 티 ‘짐벌 모드’…좁은 화각·FHD 화질 아쉬워
드디어 LG전자 스마트폰 중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제품이 나왔다.
LG전자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LG 윙’은 12년 전 피처폰 ‘가로본능’을 썼을 때의 ‘손맛’을 그대로 떠올리게 했다. 제품을 손에 쥐고 있으면 무의식중에 계속 돌렸다 접었다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그만큼 LG 윙은 만듦새가 훌륭하다. 돌아가는 힌지 부분이 덜컥거리거나 불안정했다면 신줏단지 모시듯 조심스럽게 다뤘겠지만, 이음새는 부드럽고 또 견고해 믿음이 갔다.
제품을 오른손에 쥐고 엄지로 가볍게 화면을 왼쪽으로 밀면 메인 화면이 시계방향으로 ‘휙’ 돌아가면서 숨어 있던 보조 화면이 나타난다.
메인 화면이 가로로 고정될 때는 한 번에 끝까지 올라가지 않고 거의 끝에서 잠깐 멈췄다가 부드럽게 올라간다. 화면이 회전하면서 발생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유압식 댐퍼’ 기술이 적용돼 부담 없이 맘껏 돌릴 수 있다.
화면을 가로로 돌린 채 들고 다니면 위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려 떨어트릴 것 같지만, 중심이 가운데에 잡혀 있어 안정적이었다. 완전히 새로운 ‘T자’ 형태 스마트폰 하드웨어에 대한 점수는 합격점이다.
손맛만 가지고 고가 스마트폰을 살 수는 없는 일이다. 그보다는 LG 윙 핵심인 ‘보조 화면’ 쓰임새가 일반 바(bar) 형태 스마트폰보다 조금 더 무겁고 두껍다는 단점을 상쇄할 만큼 괜찮았다.
가로로 돌아가는 메인 화면은 단연 유튜브를 볼 때 가장 편했다. 메인 화면으로는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면서 아래 화면으로는 카톡을 보내거나 웹서핑을 하고, 웹툰을 보거나 하는 식으로 활용했다. 유튜브를 보다가 재밌는 장면이 나오면 화면을 캡처하고, 영상을 계속 보면서 보조 화면으로 친구에게 공유할 수도 있다.
게임을 할 때 보조 화면은 특히 유용했다. 레이싱 게임 ‘아스팔트9’를 할 때 메인 화면에 방해를 받지 않으면서도 보조 화면으로 지도로 경로를 볼 수 있다. 넥슨 ‘바람의나라: 연’을 하면서도 보조 화면으로 게임 커뮤니티에 접속해 여러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편했다.
LG전자가 강조한 핵심 기능인 ‘짐벌 카메라’ 모드 활용도도 괜찮았다. 뛰거나 걸으면서 동영상을 찍을 때도 보조 화면을 손잡이 삼아 안정적으로 촬영할 수 있었고, 수평하게 이동하며 상하 흔들림 없이 촬영하는 ‘팬 팔로우 모드’ 등의 기능이 전문적 지식 없이 찍은 결과물도 그럴듯하게 만들어줬다.
하지만 짐벌 카메라 기능 자체에는 크나큰 맹점이 있다. 6400만 화소 메인 카메라는 4K(2160p)60FPS까지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데, 정작 1200만 화소 짐벌 카메라는 FHD(1080p)까지밖에 지원하지 않아 해상도가 확연히 떨어진다.
게다가 보조 화면으로 카메라 초점을 상하좌우로 조정할 수 있었지만, 피사체를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짐벌 모드 특화 기능으로 들어간 ‘조이스틱’ 기능이 독이 된 것으로 보인다.
조이스틱 기능은 스마트폰을 물리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소프트웨어로 초첨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 기능을 부각하기 위해 일부러 카메라가 실제로 촬영하는 범위보다 화면에 보여주는 범위를 훨씬 작게 나타낸 것이다.
결과적으로 화면에 담기지 않은 부분도 카메라 조정 없이 조이스틱을 움직여가며 촬영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착시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FHD로 화질이 저하됐고, 화면 확대·축소도 불가능해진 것으로 판단된다.
짐벌 모드로는 전면 카메라 셀카 촬영이 불가능하고, 후면 카메라 일반 촬영도 지원하지 않는다. 전·후면을 한 화면에 담는 ‘듀얼 레코딩’만 가능하다. 이는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통해 개선될 여지가 있으나, 당장은 아쉬운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