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추미애 사태'에 유탄 맞은 사람들, 랭킹3 누구일까


입력 2020.09.20 12:05 수정 2020.09.20 14:01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대정부질문 '주연'→조연'으로 전락한 정세균

퇴임 전까지 '군 복무 특혜' 곤욕 치른 정경두

추미애 민심 악화 없었다면…제명당한 김홍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들으며 안경을 만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들으며 안경을 만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복무 특혜 의혹이 불거지고 여권이 철벽 방어 기조를 세우면서, 일부 인사들이 뜻하지 않은 유탄을 맞았다. 추 장관 아들 의혹에 쏠려 주목받지 못한 정세균 국무총리, 추 장관을 위해 군복무 특혜 의혹도 눈감았다는 질타를 받는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 악화하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희생양이 된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 경우다.


◆"정책 질의 좀 합시다!"


지난 14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대정부질문은 '추미애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야당은 추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등 십자포화를 퍼부었고, 여당은 기를 쓰고 추 장관 엄호에 나섰다.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추 장관 아들 의혹을 해명하는데 진땀을 빼야 했다.


보통은 야당이 행정 각부를 통괄하는 국무총리를 불러 국정 전반에 질의하지만, 이번 대정부 질문은 '야당 대 국무총리'가 아닌 '야당 대 법무부 장관'으로 구도가 바뀌었다. 자연스럽게 정 총리는 '주연'에서 '조연'으로 전락했다. 과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리 시절 대정부질문의 '사이다' 답변으로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정 총리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정 총리는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17일 "저는 정말 이제는 좀 여기서(추 장관 의혹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벌써 며칠째입니까. 대한민국 국회, 국민의힘은 시민단체가 아니고 제1야당 아닙니까. 이제는 국정을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재차 답답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 "국방부 장관인지 추미애 보좌관인지"


추 장관 아들 의혹이 '군복무 특혜'로 알려지면서 담당 부처 수장인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은 거센 비판을 받았다. 특히 국방부가 "전화로도 휴가 연장이 가능하다"며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문제가 없다고 손을 들어주자 국방부 민원실에는 자녀를 군에 보낸 부모들의 항의성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야당에서는 '추방부, 서방부, 당나라 군대'라는 조롱이 쏟아졌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대정부질문에서 오락가락 답변하는 정 장관을 겨냥해 "사오정처럼 답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비대위 회의에서 "국방부가 아니라 추미애 지키는 '추방부' 서일병 지키는 '서방부'가 됐다"며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군의 신뢰가 훼손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정 전 장관을 향해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인지 법무부 장관 보좌관인지 알 수가 없다"며 "장관 말대로 병력 관리가 이뤄진다면 그게 당나라 군대지 한 국가의 정규군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정 전 장관은 대정부질문을 끝으로 43년 군 생활을 마감했다. 마지막까지 추 장관 아들 의혹 때문에 곤욕을 치른 셈이다. 실제 정 전 장관은 대정부질문 직전 '전방부대 순시' 등을 이유로 차관이 대참하는 방안을 타진했으나, 야당의 반발로 불참 의사를 접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 "김홍걸은 그리스도"


민주당은 1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의원을 제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 전 후보자 재산신고에서 아파트 분양권 1채(올 2월 시세 12억3500만원)를 누락했다. 제명 이유 중 하나는 "당 윤리감찰단이 김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는데, 감찰 업무에 성실히 협조할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였다.


일각에서는 추 장관 아들 의혹으로 민심이 나빠지지 않았다면 제명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8일 페이스북에서 "이분(김 의원)은 그리스도"라며 "추 장관의 죄를 대속(代贖)하기 위해 잘리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너무 걱정하지 말라. 3일 후에 부활하실 것"이라며 "윤리를 모르는 자들이 갑자기 윤리적인 척하는 데에는 인간의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든 신의 섭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또다른 글에서도 "김홍걸은 제명해도 의원직 유지한다"며 "어차피 제명 당하나 안 당하나 당에는 아무 손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깟 한 표가 아쉬운 처지도 아니고, 어차피 한 표마저 민주당 따라 찍을 테니까"라며 "민주당의 꾀돌이들이 잔머리를 굴린 거다. 정작 윤미향과 추미애는 못 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유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