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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고객 잡자”…시중은행, 전세대출 리뉴얼 박차


입력 2020.10.02 06:00 수정 2020.09.28 15:42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임대차법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월세 급증

국민·우리·하나 이어 신한도 관련 대출 선보여

시중은행들이 월세자금대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소에 부동산 매물이 붙어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시중은행들이 월세자금대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소에 부동산 매물이 붙어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최근 시중은행들이 월세자금대출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전세가 줄고 월세가 급증하자 틈새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모바일 전용 ‘쏠편한 전세대출’을 월세자금까지 대출이 가능하도록 리뉴얼했다. 주택 임대차 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해 월세 미 반전세 고객들의 주거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전세대출 상품에 월세자금 대출을 추가한 것이다.


이 상품은 서울보증보험 전세대출 1건으로 전세보증금과 월세자금을 모두 받을 수 있다.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해 주택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임차보증금의 5%이상을 지급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대출 한도는 최대 5억원 이내(신용등급 별 차등)에서 전세보증금 대출만 신청하는 경우 임차보증금의 80% 이내, 전세 및 월세자금을 동시에 신청하는 경우 임차보증금의 90%까지 가능하다. 월세자금은 최대 24개월분, 5천만원 이내로 대출 가능하며 매월 임대인의 계좌로 입금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민 주거안정을 지원할 수 있도록 월세자금 대출을 추가해 쏠편한 전세대출을 개편했다”며 “신한 쏠(SOL)에서는 고객의 상황에 따라 알맞은 대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서울보증보험,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 각 보증 기관별 모든 대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우리·하나은행 등도 비슷한 상품을 판매 중이다. KB국민은행의 ‘KB주거행복 월세대출’과 하나은행의 ‘하나 월세론’은 최대 24개월간 최고 5000만원 한도로 대출이 가능하다. 우리은행의 ‘우리 청년맞춤형 월세대출’은 만 34세 이하로 대상을 제한하고 최대 12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은행 월세대출은 신용대출 중 하나인 마이너스통장(한도 대출)과 동일한 구조로, 대출을 신청할 때 부동산에서 작성한 월세계약서를 제출하면 전체 월세 계약기간으로 한도가 설정되는 방식이다.


예컨대 월세 50만원으로 2년을 계약했다면 대출 한도는 전체 월세 납부액인 1200만원이 된다. 지정된 날짜에 집주인 계좌로 직접 송금이 되기 때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사실 그동안 은행권에서는 월세대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전세자금대출과 마찬가지로 주택자금으로 활용되지만 신용대출처럼 리스크가 높기 때문이다. 전세대출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거치형인데 반해 월세는 지급하면 신용대출처럼 소멸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부의 임대차법 시행으로 월세가 급증하면서 은행들은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월세 시장 규모가 연간 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국 주택 평균 월세는 64만7000만원이다. 수도권과 서울의 평균 월세는 각각 82만2000원, 96만4000원에 달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 시장 변화에 맞춰 은행들이 관련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며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은행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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