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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D-30 ②] '운명의 열흘'…트럼프, '코로나 족쇄' 푸느냐 마느냐


입력 2020.10.03 00:00 수정 2020.10.03 03:41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트럼프 부부, 코로나19 확진 판정

美 질병관리본부 지침 따라

열흘 뒤 격리 해제 선언 가능성

'고위험군' 트럼프, 위험 크다는 지적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이 지난 29일(현지시각)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진행된 대선 1차 TV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불과 며칠 전 트럼프 대통령과 토론을 벌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역시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코로나19가 미 대선 최대 변수로 떠오른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새벽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오늘 @FLOTUS(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트위터 계정명)와 내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우리는 격리(quarantine)와 회복 절차를 즉시 시작하고, 함께 극복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염경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호프 힉스(31) 백악관 고문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힉스 고문은 지난달 29일 오하이오주(州) 클리블랜드 케이스리저브웨스턴대에서 열린 1차 TV토론회와 이튿날 진행된 미네소타주 유세에 동행했다.


숀 콘리 미 대통령 주치의는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모두 건강하다(well)"며 "대통령 부부는 (코로나19에서) 회복되는 동안 백악관 관저에 머무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콘리 주치의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발열 등의 코로나19 증상을 보였는지, 회복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 사실을 공개하며 '확진자에 대한 격리'를 뜻하는 'isolation' 대신 '접촉자 등 전염 가능성이 있는 이들에 대한 격리'를 가리키는 'quarantine'이라는 용어를 활용한 만큼, '무증상'을 주장하며 예상보다 빠르게 격리 해제를 선언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지침에 따르면, 확진 판정 이후 열흘 동안 발열·인후통·후각 상실 등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발현되지 않을 경우 격리를 해제해도 무방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증상을 보인다 해도 경증 수준에 그친다면, 이 역시 신속한 격리 해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CDC 지침상 유증상 확진자는 △최초 증상 발현일로부터 열흘이 지난 시점에 △해열제를 복용하지 않고도 해열 상태가 최소 24시간 지속되며 △여타 증상이 호전될 경우 격리 해제가 가능하다. CNN 방송이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경미한 증상(mild symptoms)'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격리 해제를 선언하고 운신 폭을 넓힐 경우, '나는 코로나19를 이겨냈다'며 바이든 후보의 건강 문제를 더욱 집요하게 파고들 가능성이 높다. 특유의 '쇼맨십'으로 위기 국면을 타개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도 같은 전략을 취할 수 있을지는 열흘 내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해당해 섣불리 격리 해제를 선언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은 올해 74세인 트럼프 대통령의 몸무게가 243파운드(약 110㎏)라는 점을 언급하며 비만 가능성을 제기했다. 코로나19가 고령자, 기저질환자에게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히 회복하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가 지난달 10일 개정한 격리 해제 지침. ⓒCDC 홈페이지 갈무리
바이든 진단검사 받을 듯
잠복기 영향으로 최초 검사 '음성'
추가 검사 '양성' 가능성도 제기돼


트럼프 대통령 확진 여파로 바이든 후보 측도 비상이 걸렸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 29일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간에서 토론회를 가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악수를 생략한 채 5m 간격을 두고 공방을 벌였지만, 두 후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큰 목소리로 발언을 이어가 공기 흐름에 따른 전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CNN은 두 후보가 무대 뒤나 카메라 뒤에서 접촉했는지 불분명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이날 오전 중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을 전망이다. 문제는 잠복기 영향으로 바이러스 노출 이후 감염까지 '시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바이든 후보가 최초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이후 추가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바이든 후보 역시 격리 기간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 대선이 초유의 '언택트 선거'로 치러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각)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선 1차 TV토론회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AP/뉴시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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