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고가 89만9800원…1년여 만에 55만원으로 떨어져
최고지원금 받으면 실구매가 ‘마이너스’…재고 소진 목적
삼성전자 중저가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갤럭시A90’ 출고가가 또 인하됐다.
최고요금제 기준 공시지원금을 받으면 출고가가 ‘0원’ 밑으로 내려간다. 불법보조금이 아닌 공시지원금을 통해 제품 실구매가가 ‘0원’으로 내려간 것은 삼성 5G폰 중 처음이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주말이었던 지난달 31일 갤럭시A90 출고가를 69만9600원에서 55만원으로 14만9600원 인하했다.
앞서 KT도 지난달 8일 갤럭시A90 출고가를 같은 수준으로 인하했다. 현재 이동통신 3사 중 SK텔레콤만 제품 출고가를 69만9600원으로 유지 중이다.
LG유플러스는 갤럭시A90에 월 8만5000원(부가세 포함) ‘5G 스마트’ 요금제부터 최대 공시지원금인 50만원을 지원한다. 여기에 이통사 추가지원금 15%(7만5000원)까지 받으면 실구매가는 마이너스 2만5000원이 된다.
실구매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고 해서 고객이 불법보조금처럼 2만5000원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추가지원금은 이통사가 법적으로 공시지원금의 최대 15%까지 추가로 지원금을 실을 수 있다는 의미로, 이를 고객에게 반드시 지급해야 할 의무는 없다.
이통사 관계자는 “숫자상으론 마이너스가 맞지만, 0원이 됐다는 의미이지 고객이 현금으로 이를 받아 갈 수는 없다”며 “보통 출시된 지 1년 정도 지난 모델은 시장 가격에 비춰봤을 때 가치가 떨어지면 제조사와 협의해 출고가를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갤럭시A90은 지난해 9월 89만9800원에 출시됐으나, 출시 1달여 만에 79만9700원으로 출고가가 내려갔다. 이어 지난달 69만9600원으로 또 한 번 낮아지면서 첫 출고가보다 20만원이나 저렴해진 뒤 이번에 50만원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올해 LG전자 등 경쟁사들이 본격적으로 다양한 가격대의 5G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시작했고, 최근 애플의 첫 5G폰 ‘아이폰12’까지 나면서 몸값을 대폭 낮춘 것으로 보인다.
고가의 플래그십인 아이폰12가 인기를 끄는 사이 꾸준한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중저가 시장에서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갤럭시A90은 저렴한 가격에도 올해 출시된 5G폰들과 비교해도 성능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중저가 5G폰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6.7형 슈퍼 아몰레드 인피니티-U 디스플레이에 트리플 카메라, 고성능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을 갖췄다. 후면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에 123도 초광각 카메라, 심도 카메라 등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했다. 전면 카메라는 3200만 화소다.
AP는 지난해 나온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과 동일한 퀄컴 스냅드래곤 855다. 6기가바이트(GB) 램, 128GB 내장 메모리, 4500밀리암페어시(mAh) 대용량 배터리, 25와트(W) 급속 충전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