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자 1억명 육박…역대 최대 규모
현장투표 중심의 출구조사, 신뢰성에 의구심
출구조사 참여 방송사는 '보완' 강조
미국 대선 현장투표가 3일(현지시각) 뉴햄프셔주(州) 3개 마을을 기점으로 시작됐다.
현장투표에 5000만 명 가량이 참여할 경우 1억 명에 육박하는 사전투표자와 맞물려 사상 최고 투표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미 대선 역대 최고 투표율은 지난 1908년의 65.4%다.
미 선거조사기관 '미국 선거 프로젝트(US Election Project)'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기준 사전투표자는 9965만7079명으로 집계됐다. 사전투표자 중 '사전 현장투표자'는 3572만830명, '우편투표자'는 6393만6249명으로 각각 조사됐다.
미국 선거 프로젝트 운영자인 마이클 맥도날드 플로리다대 정치학과 교수는 전날 "이번 대선에서 투표에 나설 유권자는 총 1억6020만 명에 이르고, 이중 1억 명 가량이 사전투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투표자 10명 중 6명이 사전투표를 진행했다면, 현장투표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출구조사 신뢰도에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미 선거전문 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538)'은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선거 당일 현장투표에 나서는 인원이 줄어들 것이라며 "11월 3일 현장투표에 공화당 지지자들이 더 많이 참여할 가능성이 커 선거 당일 출구조사는 신뢰할만한 추정치를 산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우편투표 등 사전투표를, 공화당 지지자들은 현장투표를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전투표 과소반영' 지적에
추가 조사 통해 보완하기로
대선 출구조사는 미 CNN방송·ABC방송·CBS방송 등이 꾸린 컨소시엄 의뢰로 여론조사 업체 에디슨 리서치가 진행한다.
해당 방송사들은 '사전투표 과소반영'이라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전투표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조사를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ABC는 "모든 유권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위해선 사전투표자를 데이터에 포함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사전투표 관련 데이터를 출구조사에 반영해 "온전한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은 출구조사에 "모든 주(州)의 우편투표자에 대한 전화조사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CNN은 이번 대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전투표자를 출구조사에 반영하기 위해 "지난 한 달간 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텍사스 등 8개주의 사전투표소를 임의 선정해 선거 당일과 같은 방식으로 출구조사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는 사전투표자가 지난 대선 투표자의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텍사스는 사전투표만으로 이미 4년 전 투표율을 넘어선 상황이다.
"코로나, 출구조사 신뢰도 떨어뜨려"
사전투표율 높아져 예측 난망 우려도
출구조사와 관련한 각종 자구책에도 정확도에 대한 의구심은 쉽게 가시지 않는 모양새다.
538은 "출구조사 수치는 선거일 저녁에 바뀔 수 있다"며 "특히 오후 5시께 나오는 조기 출구조사 결과는 불완전하기에 의심을 가져야 한다. 538은 적어도 선거일 저녁까지 출구조사를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매체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실제 투표 참여자만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된다는 출구조사의 이점을 약화시켰다"며 "올해 출구조사는 (결과를) 오도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6300만 명이 넘는 우편투표자의 '선택'을 표본 전화조사로 알아볼 수밖에 없어 △실제 투표 여부 △답변의 진실성 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출구조사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은 폭스뉴스의 애런 미쉬킨 의사결정 책임자는 "출구조사가 지난 대선 당시 (전체 투표자의) 40%였던 사전투표조차 감당하지 못했다"며 "사전투표가 더 많아진 올해 출구조사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