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새 3534억원 자금 이탈…빅히트 주가 부진 지속 영향
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도 주가 비실…공모주펀드엔 악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주가 부진 후폭풍이 공모주 펀드의 자금 썰물로 이어지고 있다. 공모주 펀드는 지난 한달간 35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이탈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모주펀드에서는 지난 한달간 3534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공모주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3조6988억원이고, 설정액 자금은 3조3161억원까지 감소했다.
공모주 펀드의 자금 썰물이 가속화된 배경에는 빅히트의 주가 부진이 지속되면서다.
지난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빅히트는 상장한지 한달도 안돼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빅히트는 상장한 첫날 2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현재 16만2000원으로 주저앉았다. 사실상 공모가(13만5000원)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평가다. 개미는 지난달 22일 이후에도 주식을 대규모로 내다팔며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빅히트 공모 이전의 공모주펀드에서는 지난 6개월 동안 1조783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SK바이오팜에 이어 카카오게임즈가 공모주 청약 광풍 랠리를 주도했고 빅히트 공모 청약까지 관심은 지속돼왔다.
지난 7월 SK바이오팜의 공모주 청약에는 31조원이 몰렸고, 상장 이후에도 주가 상승세는 지속됐다. 지난 7월 2일 상장 첫날 따상으로 장을 마친 이후 최고가인 26만9500원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16만원대로 내려온 상태다. 지난 6일 SK바이오팜은 전장대비 1000원(0.59%) 하락한 16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월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도 상장 첫날 종가(6만2400원)보다 낮아진 상태다. 카카오게임즈의 기관투자자 수요에측 경쟁률은 1479대 1로 국내 IPO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투자자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6일 종가는 4만9150원으로 첫날 종가를 밑돌고 있다.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공모주 투자에서 개인이 받을 수 있는 물량에 제한이 생기면서 공모주 투자로 자금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났지만 공모주들의 주가 부진으로 펀드에서의 자금 썰물이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모주펀드는 기본적으로 공모주 우선 배정에서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한다. 수익률은 주식시장과 공모시장에 영향을 받는데 공모주펀드의 평균 주식 편입비중은 8~12% 수준에 이르고 있다. 올해는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의 공모주가 주목을 받으면서 공모주펀드 수익률도 높게 나타났다.
공모주펀드의 수익률은 지난 6개월간 6.83%의 수익을 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투심이 점차 꺾이면서 지난 1개월간 0.09%로 플러스 수익에 그쳤다.
그럼에도 향후 빅히트발 투자심리 위축이 지속되기 보다 오는 12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교촌에프앤비 일반청약 흥행으로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1318대1로 역대급 최고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이 때 공모청약에 유입된 자금은 9조4047억원에 이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빅히트 이후 공모주 투자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해졌지만 이달에 수요예측을 하는 공모주들이 많이 있고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될 것이라는 점에서 IPO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