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중반 급격한 수비 불안으로 대량 실점
90분 동안 멕시코에 슈팅 23개 허용
황의조 선제골로 앞서나가며 내심 승리를 기대했던 벤투호가 후반 급격한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어이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5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비너노이슈타트 슈타디온에서 가진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2-3 패했다.
이번 평가전은 극적으로 성사됐다.
경기 전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검사에서 권창훈, 황인범, 조현우, 이동준 등 4명이 양성반응을 보인데 이어 당일 오전에는 김문환, 나상호마저 양성 반응이 나왔다.
대한축구협회는 멕시코 축구협회, 오스트리아 축구협회와의 논의 끝에 강행하기로 확정했다.
어렵게 성사된 멕시코전에서 한국은 경기 초반 일방적으로 수세에 몰렸다. 처음 가동한 원두재-정우영-권경원 스리백 조합은 문제를 드러냈다. 멕시코의 전방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패스 실수를 남발했다.
그나마 무실점으로 버텨낸 것은 구성윤 골키퍼의 선방쇼 덕이다. 멕시코는 라울 히메네스, 이르빙 로사노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모두 살리지 못했다.
답답한 분위기 속에 한국은 전반 20분 한 번 찾아온 기회를 손흥민-황의조 듀오의 합작으로 선제골을 엮어내면서 멕시코에 일격을 가했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초반에도 실점하지 않고 리드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후반 22분부터 25분까지 4분 동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벌어졌다. 줄곧 불안감을 드러낸 후방 빌드업에서 끝내 실점으로 직결되고 말았다. 권경원의 패스가 어이없이 끊기면서 안투나의 크로스를 받은 라울 히메네스가 손쉽게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2분 뒤에는 스루 패스 한 방으로 수비가 흐트러지며 안투나가 역전골을 터뜨렸다. 한국의 수비 집중력 저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25분 세트 피스에서 카를로스 살세도가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세트피스 수비에서 멕시코에게 수 차례 제공권을 허용한 문제가 후반에서야 터졌다.
4분 만에 3골을 헌납한 한국은 이후에도 좀처럼 경기 주도권을 빼앗지 못했다. 멕시코는 강한 체력을 앞세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전방 압박을 가했다.
어찌보면 최종스코어가 2-3로 끝난 게 다행일 만큼 90분 동안 보여준 경기 내용은 형편없었다. 무려 23개의 슈팅을 허용한 것이 단적인 예다.
당초 주전 센터백 김민재, 김영권의 차출이 불발된데 이어 오른쪽 풀백 이용마저 부상으로 제외됐다. 왼쪽 풀백 김진수 역시 코로나 양성 반응으로 제외됐다. 주전 포백이 모두 제외됨에 따라 높은 수비 조직력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여건이다.
그럼에도 한 번의 실점으로 집중도가 눈에 띄게 급감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틀 뒤 열리는 카타르전에서는 빠른 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