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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 붐이 선사한 '쩐의 파티'…증권사 역대급 수익 챙겼다


입력 2020.11.18 05:00 수정 2020.11.17 15:38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증권사, 3Q 외화증권 수수료 3949억원…전년 동기 대비 215% 급등

1년 새 해외직구 규모 44% 늘린 서학개미 영향…新수익창구로 등극

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 역대 최대규모의 해외주식 수수료수익을 기록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데일리안

해외주식 열풍으로 증권사들이 역대급 수익을 거뒀다. 해외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을 의미하는 서학개미가 증권사를 통해 외국주식을 역대 최대 규모로 거래하면서 거액의 수수료 수익이 발생한 것이다. 사상 처음으로 해외주식 수수료가 펀드판매 수익을 상회해 나타난 만큼 서학개미로 촉발된 '해외직구'가 증권사들의 확실한 수익 창구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말 국내 54개 증권사의 누적 해외증권(외화증권수탁) 수수료 수익은 3948억5629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53억4954만원보다 215.0%(2685억675만원) 급등한 규모로 역대 최대치다. 해외주식 열풍이 시작됐던 지난 2분기의 2224억2798만원보다도 77.5%(1724억2831만원) 많은 수치이기도 하다.


3분기 개별 기준으로 봐도 역대급이다. 54개 증권사들은 올해 6~9월 동안 1724억2831만원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97억1231만원보단 246.8%(1227억1600만원), 전 분기(1246억3754만원) 대비해선 38.3%(477억9077만원) 늘어난 규모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대우가 누적 기준 1038억5367만원의 해외주식 수수료를 거두면서 가장 큰 수익을 얻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71억582만원보다 179.8%(667억4785만원) 급증한 규모다. 개별기준으론 425억450만원이다. 삼성증권이 869억4839만원(개별 368억1018만원)의 수수료를 거둬 두 번째를 차지했다.


키움증권(473억9258만원), 한국투자증권(417억2921만원) 등이 뒤를 이었고, NH투자증권(256억9553만원), KB증권(253억3672만원), 신한금융투자(214억2023만원) 등 대형사들도 200억원이 넘는 수수료 수익을 시현했다. 특히 키움증권의 누적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33억1463만원)보다 1329% 폭증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권사들의 호실적은 대부분 브로커리지 수익이 이끌었는데 투자자들의 해외주식에 대한 높은 관심을 유치했을 때 발생한 수익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라며 "특히 키움증권은 해외주식 점유율을 26%까지 확대하면서 큰 수혜를 입었고,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기존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큰 규모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이 같은 증권사의 역대급 수익의 원천은 서학개미들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국내투자자들의 해외증권 보관 잔액은 602억2414만 달러(66조6741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6억2082만 달러(46조784억원)보다 44.6%(20조5957억원) 급증한 규모다.


그 결과 서학개미들은 지난 8월 말 기준 약 3조4000억원 규모의 평가손익을 기록하면서 수익을 시현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말 평가손익이 7000억원에 불과했던 걸 고려하면 9개월 만에 385.7%(2조7000억원) 급증한 수익을 창출한 셈이다.


심지어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기존 증권사의 수익원이던 펀드판매 수익을 넘어서기도 했다. 올 3분기 54개 증권사의 펀드판매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4152억9138만원) 보다 10.6%(440억4256만원) 줄어든 3712억4882만원에 그쳤다. 올해 자본시장을 뒤흔든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펀드 시장 자체가 위축된 영향이다.


이처럼 해외주식에서 발생한 수익이 완연한 증가세를 나타내자 각 증권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해외종목에 대한 리포트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주식과 관련한 각종 수수료 인하 및 면제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다른 증권사의 계좌를 해당 증권사로 옮길 경우 현금이나 주식을 지급하는 등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해외종목을 분석·추천하는 서비스를 선뵈는 증권사들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에서 개인들의 순매도가 나오고 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수혜주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와 관련한 종목을 중심으로 한 해외주식에 대한 매수세는 지속되고 있다"며 "이미 큰 수익을 얻은 경험이 있는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증권사들도 꾸준한 수익 창출을 위해 각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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