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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력 관리 급급한 지방금융지주, 배당 기대 '먹구름'


입력 2020.12.18 06:00 수정 2020.12.17 10:34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보통주자본비율 평균 10%대 '턱걸이'…규제 압박 여전

실적 악화에 금융당국 배당 자제령까지…주주들 '울상'

국내 3대 지방금융지주 보통주자본비율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지방금융지주들이 올해 내내 자본력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금융당국이 정한 마지노선을 겨우 넘는 정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실적마저 신통치 않은 탓에, 전국구 금융그룹들보다 쏠쏠한 수익을 안겨주던 지방금융지주의 배당은 이제 그 규모가 예전만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BNK·DGB·JB금융 등 3개 지방금융지주들의 보통주자본비율은 평균 10.15%로 지난해 말(9.58%)보다 0.57%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은행의 자본 건전성을 평가하는 척도 중 하나로, 부채성 자본을 빼고 보통주 중심으로 산출한 자기자본비율이다. 이 때문에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 비율)이나 기본자본 레버리지비율 등 다른 관련 지표들보다 엄격한 잣대로 여겨진다.


이 같은 지방금융그룹들의 보통주자본비율은 아직 불안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올해 들어 다소 상승 흐름을 보이긴 했지만 미미한 개선에 그치면서,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준수에 급급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자본력 규제 강화의 일환으로 국내 금융사들에게 지난해까지 보통주자본비율 9.50%를 넘기라고 권고해둔 상태였다.


회사별로 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우선 DGB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같은 기간 9.54%에서 0.47%포인트 상승한 10.01%에 그쳤다. JB금융 역시 9.67%에서 10.20%로, BNK금융도 9.54%에서 10.25%로 각각 0.53%포인트와 0.71%포인트씩 해당 비율이 오르며 10%대 초반의 성적에 만족해야 했다.


보통주자본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손실 위험이 있는 자산을 줄이거나, 이익을 좀 더 많이 쌓아야 한다.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과 같은 자본 조달로 상향이 가능한 BIS 비율이나 기본자본 레버리지비율과는 성격이 다른 자본 건전성 항목이다. 보다 근본적인 경영 환경 개선이 필수적이란 얘기다.


지방금융그룹들의 보통주자본비율이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었던 이유는 이익의 유출을 최대한 제한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사 대상 지방금융지주들의 이익잉여금은 올해 들어 8조7609억원에서 9조4931억원으로 8.4%(7322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14조1609억원에서 15조735억원으로 6.4%(9126억원) 확대된 보통주자본 증가량 대부분이 이런 이익잉여금으로 채워진 셈이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발생한 이익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거나 자본으로 포함시키지 않고 사내에 남겨둔 유보금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이를 반대로 보면 지방금융그룹들로서는 당분간 이익잉여금을 주주에게 충분히 풀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보통주자본비율이 자칫 지난해 말 수준으로 돌아가기라도 하면 당장 금융당국의 권고안 준수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어서다. 이와 함께 저조한 실적도 배당의 발목을 잡는 배경으로 꼽힌다. 3개 지방금융지주들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거둔 당기순이익은 총 1조107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691억원) 대비 5.3%(614억원) 감소했다.


결국 아쉬움이 커지는 쪽은 주주들이다. 지방금융지주들은 다른 대형 금융그룹들보다 오히려 통 큰 배당으로 주목을 받아왔는데, 올해는 점차 이런 기대를 품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지방금융지주들의 배당 수익률은 평균 5.3%로,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 평균(5.0%)을 웃돌았다. 배당 수익률은 주가 대비 1주당 배당금의 비율로, 주주들이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더불어 금융감독원이 금융사들의 배당에 태클을 걸고 나선 현실도 지방금융지주들에겐 추가적인 압박 요인이다. 금감원이 금융권의 배당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는 까닭은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금감원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경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금융사들이 지나친 배당을 억제해 선제적인 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충당금 부담이 계속되면서 금융그룹의 실적 개선에는 한계가 예상되고, 특히 지방금융지주들의 경우 자본력 지표 상 여유도 적은 편이어서 공격적인 배당에 나서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금융당국까지 배당 자제를 주문하고 있는 만큼, 지방금융지주 주주들로서는 과거만큼의 배당 수익률을 기대하긴 힘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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