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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이매진 드래곤스 곡인데"…'독전'은 되고 '스위트홈'은 안된다?


입력 2020.12.25 14:00 수정 2020.12.25 10:4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영화나 드라마 속 배경 음악은 오로지 영상을 위해 존재한다. 영상 음악은 대중가요와 달리 온전히 곡 하나만으로 평가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다른 영역으로 여겨진다. 영상음악 작곡가들이 노래 뿐만 아닌, 영상까지 첨부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을 하나의 예로 들 수 있다.


최근 '스위트홈'이 한국의 크리처물의 성장을 보여주는 CG 구현과, 개연성과 캐릭터의 서사까지 촘촘히 부여해 호평을 받고 있다. '스위트홈'은 지난 18일 공개된 이후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필리핀, 페루, 쿠웨이트에서 넷플릭스 랭킹 1위에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위, 미국에서는 8위에 올랐다. 이처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스위트홈'이지만, 음악에서만큼은 혹평이 이어진다.


특히 이매진 드래곤스의 '워리어스'(WARRIORS)를 지적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매진 드래곤스의 '워리어스'는 괴물들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은 현수의 오프닝 신과 괴물과의 전투 신에서 자주 들려왔는데, 상황과 어울리지 않고 몰입을 떨어뜨린다는 의견이었다.


이 곡이 온라인 게임 '2014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주제곡으로 쓰인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미 특정된 이미지를 구축한 곡이 '스위트홈'에 한 번 더 쓰여지며 불필요한 것들을 연상시키게 만들었다.


반면 기존에 발표된 곡을 사용해 호평을 얻은 경우도 있었다. 2018년 영화 '독전' 역시 2017년 발표된 이매진 드래곤스의 '빌리버'(Believer)를 예고편과 극 중에 삽입했다. '독전'과 영어 제목이 동일한 '빌리버'는 사운드가 품고 있는 긴박함, 웅장함을 부각시켜 영화를 한층 더 스타일리시하게 만들었다. 또한 가사가 '독전'을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잘 들어맞은 점도 한 몫 했다.


이미 익숙한 곡이라도, 영화의 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지면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였다. 최근 개봉한 '조제'도 지난해 11월 발표한 아이유의 '러브 포엠'(Love poem)의 수록곡 '자장가'를 엔딩크레딧 곡으로 삽입했다. 이별로 끝이난 영화의 쓸쓸함을 자장가'란 곡이 더 여운을 짙게 만들었다.


영화 음악을 주로 담당하는 한 작곡가는 "영상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영상을 얼만큼 잘 보여줄 수 있느냐다. 장면보다 더 튀게 되면 그건 아무리 곡이 좋아도 실패라고 봐야한다. '스위트홈'의 '워리어스'는 곡과 장면이 가지고 있는 강렬함의 분배가 고르지 못했다. '워리어스'가 배경음악으로 들려야 하는데, 노래가 나올 때마다 뮤직비디오 같은 느낌을 줬다. 그러다보니 장면보다 곡이 더 머리에 남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한 기성곡은 많이 알려진 곡일 수록 위험 부담이 크다고 강조했다. 작곡가는 "기성곡은 영상 음악이 아닌 멜로디, 가사로 이미 대중의 평가를 받은 곡이다. 이 곡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덮을만큼 자신이 없다면, 시도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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