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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기승전 K-방역' 홍보..."대단한 정신 승리"


입력 2020.12.29 04:00 수정 2020.12.28 18:53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코로나19 백신 확보 지연 논란 등에 지지율 또 하락

올해 마지막 수보회의에서도 "방역 모범국가" 강조

野 "오늘도 자랑하기에 바빠…참 대단한 정신승리"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기승전 K-방역' 홍보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확보 지연으로 대통령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 모범국가'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홍보하는 게 "상황에 맞느냐"는 비판이다. 야권 등에서는 "문 대통령이 딴 세상에 산다"는 반응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진자 수가 8000만명, 사망자 수가 170만명이 넘는 가운데서도 우리는 상대적으로 잘 대응해왔다"며 "덕분에 경제적 충격에서도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적은 충격으로 선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K-방역의 성공요인으로 흔히 신속한 검사(Test)-추적(Trace)-치료(Treat)로 이어지는 3T를 꼽는다"면서 "K-방역의 3T는 이미 세계의 표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많은 나라에서 더 높게 평가하며 부러워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높은 시민의식과 공동체 의식"이라며 "우리 국민들의 높은 협조와 참여야말로 수치로 계량할 수 없는 진정한 K-방역의 성공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 국민이 함께 한마음이 되어 거두고 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며 "한 해를 결산하면서, 1년 내내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방역에 최선을 다해 주신 국민들께 최고의 경의와 감사를 바칩니다. 국민들께서도 최고의 자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백신 실기 책임론'을 의식한 듯 "우리나라가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거나, 접종이 늦어질 것이라는 염려가 일각에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정부는 여러 달 전부터 범정부지원 체계를 가동하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백신 확보에 만전을 기해 왔다"고 했다.


또한 "백신 접종의 전략과 목표에 대해 여러 차례 밝혀왔다"면서 "우리는 당초의 방침에 따라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미 충분한 물량을 확보했고, 돌발상황을 대비한 추가 물량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3600만명분의 구매 계약 체결을 완료했고, 1000만명분은 계약 체결이 진행 중이다.


특히 백신과 치료제의 국내 개발 지원을 언급하며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대한민국은 방역 선도국가에서 더 나아가 방역, 백신, 치료 세 박자를 모두 갖춘 또 다른 모범국가가 되어 세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의 시도 때도 없는 K-방역 홍보가 오히려 국민의 반감을 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의 조사(YTN 의뢰)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전주 보다 2.8%p 하락한 36.7%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정부 출범 후 최고치인 59.7%로 집계됐다. (21~24일 전국 18세 이상 2008명 대상 조사. 95% 신뢰수준에 ±2.2%p.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백신 확보에 실패해서 접종이 늦어진 '사실'에 대해 오늘 대통령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K-방역이 세계의 표준이라고 자랑하기에 바빴다"며 "이 정도면 참 대단한 정신승리"라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저 분은 정말 저렇게 믿는 건지, 아니면 거짓인 줄 알면서 저렇게 태연한 건지, 대통령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며 "사실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문 대통령이 K방역 홍보하다 백신은 뒷전이었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실체도 없는 K-방역을 자랑하고 떠벌리느라 정작 중요한 병상확보, 의료진 수급, 백신확보 자체는 게을리했다"고 꼬집은 바 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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