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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할머니 약값 벌려고 거리에 홀로 구걸하는 12살 소년


입력 2021.01.02 19:47 수정 2021.01.02 20:02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거리에서 돈을 구걸하는 12살 소년 빈과 반려견 럭키ⓒ틴

베트남에서 신년을 맞아 들뜬 분위기 속 사랑하는 할머니의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거리를 떠도는 한 12살 소년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베트남 매체 틴은 2021년을 맞아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베트남 응우옌 후에 거리 한 길모퉁이에서 반려견과 함께 앉아 구걸하는 빈(12)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했다.


빈은 "내가 2살 때부터 할머니와 함께 사이공 주변에서 구걸하고 있다"며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부모님이 나를 떠났다고 들어 더 이상 (부모님에 대해)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거리에서 돈을 구걸하는 12살 소년 빈과 반려견 럭키ⓒ틴

부모로부터 버려진 빈은 할머니 손에 맡겨져 자랐다. 집이 없던 할머니와 빈은 도심을 떠돌며 매일 하루하루 살아갈 음식과 돈을 구걸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곁을 지켜주던 할머니도 몸이 아파 빈 홀로 거리를 떠돌고 있다. 그는 밥값뿐 아니라 이제는 할머니의 약값까지 마련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홀로 거리를 떠도는 빈에게도 곁을 지켜줄 친구가 생겼다. 바로 반려견 럭키다. 빈은 "저에게 행운이 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름을 럭키라고 지었다"고 했다.


거리에서 돈을 구걸하는 12살 소년 빈과 반려견 럭키ⓒ틴

빈은 8개월쯤 전 럭키와 처음 만났다. 빈은 신문지나 종이상자 위에 잠을 청하려고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었는데 럭키가 상자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를 본 빈은 "너무 불쌍했어요. 굶어서 마른 모습에 죄책감이 들어 그때부터 8개월가량 돌보고 있다"고 했다. 이후 빈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럭키와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됐다.


새해를 맞아 길을 지나던 행인들은 마스크도 쓰지 못하고 허름한 차림새를 한 빈의 앞에 놓인 플라스틱 통에 지폐를 넣어두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에 빈은 고개를 숙이고 웃으며 감사해했다.


빈은 "비와 햇빛을 가릴 정도의 작은 지붕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할머니와 럭키를 잘 돌볼 수 있을 거 같다"며 "할머니가 많이 아픈데 저와 평생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꿈을 전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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