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배수진'에 국민의힘, '절윤 선택'…서울시장戰 다시 불 붙을까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03.10 00:10  수정 2026.03.10 00:23

오세훈 공천 미신청에 충격받은 국민의힘

긴급 의총 열고 '계엄 사과·尹 절연' 선언

'吳 공천 시계'도 정상화될 가능성 높아져

당내서는 "장동혁, 확고한 행동 보여줘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을 선택했다. 지속된 당내 개혁파의 요구에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 공천 미신청이라는 배수진을 치자, 위기감을 느낀 당 지도부가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이에 오 시장이 즉각 당의 노선 전환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국민의힘 서울시장 공천 시계도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당내에선 장 대표가 직접 전향적인 노선 전환을 뒷받침할 발언과 행동을 통해 중도층 설득에 속도를 붙여, 서울시는 물론 6·3 지방선거 승리의 주춧돌을 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전원은 9일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마친 뒤 발표한 결의문에서 "잘못된 12·3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큰 혼란과 실망을 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으로 사과드린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명백히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를 담아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입장문을 발표해 "오늘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들이 당 노선 정상화에 나선 것을 다행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우리 당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절윤을 천명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것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또 오 시장은 "수도권 출마 후보자들이 이제 선거에 임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발판이 마련된 것"이라며 "이번 결의문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하나 하나 실천되어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의 노선 전환에 환영한다는 입장과 동시에 서울시장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오 시장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정한 광역·기초단체장 공천 접수 마감 시한인 8일 오후 10시까지도 후보자 등록을 하지 않으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오 시장은 알림을 통해 "당 노선 정상화라는 선결 과제를 풀어낼 때 패배의 길을 승리의 길로 바꿀 수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며 "지금도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미등록 이유를 밝혔다.


오 시장이 언급한 호소문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게재된 "당 노선 정상화라는 선결 과제를 풀지 않는 이상, 후보 접수와 경선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며 "무엇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인지 반드시 결론을 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다.


이 같은 오 시장의 '배수진 전략'은 당내에 즉각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내 최다선(6선)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오 시장의 공천 미신청 사태에 대해 '큰 사달이 난 것'이라고 표현하며 "당에서 계속 현직 시장을 상처 내고, 본인은 이렇게 하고 싶은데 당은 다른 쪽으로 가는 것에 대한 극도의 불만 표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갑의 조은희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그동안 '당 노선을 바꾸지 않는다면 다 죽는다'며 장동혁 디스카운트를 얘기했던 오 시장이 '대안과 미래'마저 멈추자 본인이 나서 배수의 진을 친 것"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유죄 판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역사적·정치적 의미를 성찰하면서 단호히 선을 긋고 새로 나간다는 다짐과 후속 조치가 당의 명의로 발표돼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처럼 당이 극한의 위기를 직면하자, 조금씩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페이스북을 통해 "후보 없이 선거를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공천 기강은 반드시 세우겠다"고 강조하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오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 시장의 고민에 대해선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공천 접수의 문을 더 열고 더 좋은 분들을 기다릴 것"이라고 입장을 선회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이 위원장의 발표에 이어 장 대표가 절윤 메시지를 낸 만큼 오 시장의 서울시장 공천 시계도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뿐만 아니라 이날 의원총회에 돌입하기에 앞서 송언석 원내대표가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의 명확한 사과와 반성의 뜻을 다시 밝히고 윤 전 대통령과 관련해 당의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강경 발언을 쏟아낸 것 역시 당 노선의 재정립을 예고하는 신호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후 장 대표와 송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3시간여에 걸친 논의를 거쳐 절윤 메시지를 담은 결의안을 발표했다. 송 원내대표는 결의문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를 비롯해 참석한 모든 의원이 동의하는 내용으로 결의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장 대표의 노선 전환과 오 시장의 화답으로 인해 당내에선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금껏 오 시장이 여론조사에서 약세를 겪었던 건 윤어게인 노선과 중앙당과의 갈등으로 인한 악영향 때문이다"라며 "늦은 건 맞지만 당에서 절윤 메시지가 나왔고 여전히 서울시장 선거 경쟁력이 가장 센 것도 오 시장이니 뜻을 모아서 선거 준비를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당 안팎에선 장 대표가 추후 발언과 행동을 통해 절윤 메시지에 쐐기를 박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절윤 메시지가 6·3 지방선거를 86일 남겨놓고 나온 만큼, 중도층에게 확실한 '절연했다'는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활동이 필요하단 분석에서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내 다른 갈등 요인들이 있는데 그런 것을 절연하자는 요구가 아직 반영되지 않은 만큼 반쪽짜리라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는 장 대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오 시장의 선택도 달라질 것이고, 선거 국면도 달라지게 될 것이다. 더 적극적으로 절윤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냉철하게 봐서 절윤 요구를 수용하는 건 좋은데 그 수용을 어떻게 한다는 걸 보여주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라며 "이미 절윤 메시지가 나오기에 너무 많이 늦은 시점에서 내란 세력 심판이라는 선거 구도를 바꾸려면 더 강한 통합 메시지와 더 강한 절연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