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중동 상황 '비상경제점검회의' 주재
"석유 제품 최고가격제 도입해 과감히 시행"
유류세 인하·소비자 직접 지원도 거론
김용범 정책실장 "추경, 진지하게 고민"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 여파로 유류값이 급등하자 정부는 '최고가격제'를 이번 주 안에 시행하기로 했다. 석유제품 최고가 지정은 1997년 이후 29년 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에너지 수급과 가격 불안 상황이 엄중한 만큼 이에 상응하는 비상한 대책도 필요하다"며 "최근에 과도하게 인상된 석유 제품에 대해서는 최고가격제도를 신속하게 도입하고 과감하게 시행해야겠다"고 했다. 또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 불법 행위는 철저하게 단속하고, 위반할 경우 그로 인해서 생길 이익의 몇 배에 해당되는 엄정한 제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회의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정관 산업부 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김성범 해수부 차관, 임기근 기획처 차관, 임광현 국세청장 등이 참석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중동 상황 등 비상경제점검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이 대통령이 주재한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정부는 정유사나 주유소들이 가격을 올릴 때는 빨리 올리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리는 비대칭성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며 "오늘 회의에서는 석유 제품의 비정상적인 가격 결정을 방지하고 가격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가격제의 구체적 시행 방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고 했다.
김 실장은 "산업부에서 석유사업법에 근거하여 이번 주 내로 최고가격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고시 제정 등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며, 최고가격제 세부 내용은 산업부에서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가격 기준 등은 산업통상부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는 2주 주기로 설계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조치, 유류 소비자에 대한 직접 지원 조치 등 유류가 상승에 따른 경제 주체들의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해 폭넓게 검토해 볼 것을 지시했다고 김 실장이 전했다.
김 실장은 "유류세 인하 조치는 상대적으로 빨리할 수 있으나, 직접 지원 프로그램은 재원도 문제고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장 1차 대응은 2주 간격으로 가격이 출렁일 때 유류세 인하 등 완충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가능성에 대해선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고 하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원유 추가 비축에도 나서기로 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영향을 받는 원유 도입량은 하루 170만 배럴 수준인데, 우리나라는 석유 1억9000만 배럴을 비축하고 있어 208일 지속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중동 사태 장기화를 대비 중이라면서 "산유국과 공동 비축한 물량인 0.2억 배럴도 우선 구매권을 행사하면 우리가 인수할 수 있으며, 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도 국내로 돌릴 수 있다"고 했다. 또 "전략적 협력 관계에 있는 나라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물량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중동 외 지역으로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지수 급등락 등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해선 "필요한 경우에는 100조원 규모로 마련되어 있는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정부와 중앙은행 차원의 추가 조치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되겠다"고 했다.
김 실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100조원 플러스알파 (프로그램) 등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고, 필요하면 추가 조치 방안도 선제적으로 마련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중동 상황 관련 관계기관 합동 대응반 산하 3개반 반장을 기존 1급에서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 경제관계장관회의도 비상경제장관회의로 전환해 운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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