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위의 생선' '출마 의지 확고'…송영길·김남준, '계양을' 놓고 신경전 과열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03.10 00:30  수정 2026.03.10 00:30

계양을, 李대통령 '정계 복귀' 발판 상징

송영길 "판단 주체는 단연 계양 주민들"

김남준 "난 대통령 생각 이해하는 사람"

관건은 명분과 실리…정청래 결정 주목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와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핵심 지역으로 꼽히는 인천 계양을 놓고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계양을은 송 전 대표가 내리 5선을 지내다 제20대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당시 후보의 정계 복귀를 위해 내어준 지역구다.


정치권에서는 송 전 대표가 확실한 '복귀의 명분'을 가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김 전 대변인도 '명심'(이재명의 의중)을 뒷배 삼아 계양을 출마 의지가 확고하다. 정청래 대표가 재보선에 대해 '전략공천' 뜻을 밝힘에 따라, 계양을을 놓고 두 사람의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9일 계양을 보궐선거와 관련해 "체급 차이, 계양을 지역에서 정치 활동 이력을 보자면 송 전 대표가 김 전 대변인보다 유리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김 전 대변인이 계양을을 비롯해 이 대통령과 전방위로 함께 일했고, 대통령 당선까지 최측근에서 보좌했다는 점은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른 재선 의원은 "송 전 대표가 계양을에 출마할 명분은 이미 충분하다. '헌신과 대의의 아이콘'으로 꼽히지 않느냐"라며 "5선을 지낸 지역구를 물려준 그의 결단이 결국 대선 패배 후 위기에 빠진 이 대통령을 정치에 재기할 수 있도록 커다란 발판을 만들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두 사람에 대한 평가가 분분한 가운데, 이들은 계양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지역 민심 포석에 나서고 있다. 송 전 대표는 KBS라디오에서 "과연 계양구 주민들이 어떤 사람이 우리 지역을 대표해 줘야 보답이 되는 것인가 하는 판단의 주체는 계양구 주민들"이라거나, 페이스북엔 계양산을 맨발로 오르는 모습을 올리는 등 지역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김 전 대변인도 최근 인천 계양구 경인교대에서 열린 자신의 북콘서트에서 "2022년 계양을 보궐선거 당시 혈연도 지연도 없는 이방인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럼에도 계양 주민들은 먼저 마음을 열고 '여기서 다시 시작하자'며 손을 내밀어 줬다"며 "계양에서 주어진 책임을 다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시청 대변인으로 인연을 맺고 현재까지 정치 행보를 함께 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통령의 생각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역할을 하는 게 맞다. 계양은 대통령이 직전까지 활동해 왔던 곳"(유튜브 채널 김남준TV)이라고 했다. 자신이 이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꿰뚫고 있다고 피력한 것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결국 '키'(Key)는 정청래 당대표가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전략공천은 당대표의 권한이라서다. 앞서 정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국회의원 재보선과 관련해 '전략공천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정 대표가 김 전 대변인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자 송 전 대표는 즉각 불쾌감을 표했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출판기념회엔 참석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을 위해 희생한 송 전 대표에 대한 예우가 적절치 못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송 전 대표는 JTBC 유튜브 채널에서 "(정 대표가) 거의 공개적 지지선언을 한 것 아닌가"라며 "예민한 지역에서 당대표가 특정 후보 출판 기념회에 가서 공개적 지지를 한다는 건 어떻게 비춰질지 당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와 김 전 대변인을 향한 그의 불편한 심기는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는 최근 경인방송 라디오에서 "그분(김 전 대변인)하고 내가 막 어디 계양구 어디 행사장에서 같이 앉아가지고 그 투샷으로 찍히는 모습 자체가 볼썽사나울 수가 있어서 계양구 행사에 일체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정 대표가 '당원이 주인 된 정당'이라고 말씀해 오셨는데 그러면 당원이나 지역 여론을 조사를 해서 판단할 것"이라며 "그래서 (계양구) 주민들이 나한테 계속 물어보면 '여러분이 주인입니다' '여론조사 나올 때 여러분의 의사 표시를 하세요. 그것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계양을 지역구를 둘러싼 '교통정리' 가능성에 선을 그은 셈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도마 위에 놓인 생선'으로 빗대 더 이상의 강경 발언을 삼갔다. 전략공천 과정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정 대표가 지금 칼(공천권)을 잡고 있지 않나. 송영길을 회 뜰까, 지리를 할까, 매운탕을 할까"라며 "칼 잡은 당대표 앞에서 '칼 잡는 폼이 안 맞다' '잘못 잡았다' 말하면 나를 매운탕을 끓일 거를 지리로 끓일지 어떻게 알겠느냐"고 말했다.


당내에선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적절한 판단이 있을 것이라며 계양을을 둘러싼 일각의 확대 해석 진화에 나서고 있다. 박수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는 (계양을에서만) 40여 년의 정치 고향이고, 이 대통령을 위해 지역구를 내어드린 스토리가 있다"며 "또 그곳에서 새로운 정치를 시작한 이 대통령이 김남준 (당시) 비서관과 함께 새로운 터전을 일군 것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보면 두 분 다 계양을에 출마를 하면 좋겠다는 소망은 있겠지만, 그 소망이 다 이루어질 수는 없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당의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있다. 전략공천위에서 여러 사정들, 당선 가능성을 보고 최대 공약수를 뽑아 전략공천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대변인도 CBS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 김 전 대변인 모두 민주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누구 한 분이 서운하지 않을 묘안을 찾지 않을까 싶고 그게 바로 지도부의 역할이다. 모두가 윈윈하는 쪽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도부가 박찬대 민주당 의원의 인천시장 단수공천으로 공석이 된 인천 연수갑에 송 전 대표와 김 전 대변인 중 한 사람을 보내는 '교통정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선 가능성 영역에 머물러있지만, 각각의 경쟁력과 정치적 배경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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