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배 줌·1억800만 화소’ 혁신 기술 강화…가격 경쟁력 확보
‘S펜 프로’ 하반기 출시 예고…폴더블폰 탑재·갤노트 단종 시사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는 전작 ‘갤럭시S20’에서 선보 혁신 기술을 강화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맞게 가격 경쟁력을 높인 제품이다.
핵심 성능은 진화한 카메라와 ‘S펜’이다. 특히 갤럭시S 시리즈인 최초 S펜 지원은 향후 갤럭시노트가 단종되거나 폴더블폰에 S펜이 추가 지원되는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 라인업에 변화가 생길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15일(한국시간) ‘삼성 갤럭시 언팩 2021’ 행사를 온라인으로 열고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를 공개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은 “갤럭시S21 시리즈는 새로운 디자인, 전문가급 카메라, 강력한 성능을 모두 갖췄으며 각자의 스타일과 니즈에 따라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언팩에서 꽤 많은 부분을 카메라 설명이 차지했다. 듀얼 광학 렌즈가 적용된 최상위 모델 ‘갤럭시S21 울트라’는 전작에서 선보인 1억800만 화소와 100배 줌을 고도화해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이날 언팩에서 한 사용자가 멀리 떨어진 차량을 100배 확대했을 때 번호판 글자가 선명히 나타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20 울트라’ 역시 100배 줌은 가능했지만, 확대 시 흔들림으로 피사체를 잡기 어려웠다. 이를 보완해 20배 줌부터 자동으로 흔들림을 잡아주는 ‘줌 락(Zoom Lock)’ 기능을 새롭게 적용했다.
S펜은 일반·플러스는 지원되지 않고 울트라 모델만 지원한다. 내장형이 아니어서 케이스 등에 장착해 함께 들고 다녀야 한다. 삼성전자는 전용 액세서리를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언팩에서 올해 하반기 ‘S펜 프로’를 출시한다는 소식을 깜짝 공개했다. 블루투스(BLE)를 지원해 에어액션 등의 특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삼성전자가 강화된 S펜을 별도로 출시하면서 향후 지원하는 스마트폰 종류를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신제품 설명 외에는 강화된 갤럭시 생태계를 소개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가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안드로이드 오토로 자동차까지 확장된다고 발표했다.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시동을 걸거나 집안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식이다.
아우디, BMW, 제네시스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협력한 ‘디지털 카 키’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키 없이도 차 문을 열 수 있는 서비스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네 번째 온라인 언팩이었다. 온라인 공개 방식이 자리 잡은 영향인지 시작 직전까지 유튜브 채널에만 약 15만명의 대기 시청자가 몰렸다. 실제 제품 공개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시점에는 35만명 이상의 시청자가 운집하는 등 관심이 뜨거웠다.
언팩 무대 중앙은 거대한 정육면체 물체로 꾸며졌다. 시작 직후 초대장에 등장했던 갤럭시S21의 카메라 모듈이 회전하더니 이내 무대 전체가 갤럭시S21 시그니처 색상인 ‘팬텀 바이올렛’ 물결로 일렁였다.
이 큐브는 지난 2009년 처음 시작된 갤럭시 언팩의 상징이기도 하다. ‘연다’는 의미의 언팩처럼 상자를 연다는 뜻이다. 거대한 큐브가 언팩이라는 브랜드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물체가 된 것이다.
행사의 끝은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 모델인 퓨전 판소리 밴드 이날치가 장식했다. 글로벌 행사임에도 한글로 된 가사의 배경음악으로 마무리 지으면서 위상을 공고히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갤럭시S21 사전예약을 진행한 뒤 이달 29일 공식 출시한다. 갤럭시S21·플러스는 8기가바이트(GB) 램(RAM), 256GB 저장공간을 탑재한 모델로 출시되며 가격은 각각 99만9900원, 119만9000원이다.
갤럭시S21 울트라는 ▲12GB RAM, 256GB 저장공간(145만2000원) ▲16GB RAM, 512GB 저장공간(159만9400원) 모델 2종으로 출시된다.
이는 국내 출시된 5세대 이동통신(5G) 플래그십 스마트폰 중 첫 100만원 이하 제품이다. 전작 ‘갤럭시S20’ 출고가는 124만8500원이었다.
애플 첫 5G 스마트폰 ‘아이폰12’를 겨냥해 일반 모델 가격을 낮추고, 갤럭시S21 울트라에 최고급 사양을 집중해 소비자 선택권을 다양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정적인 수요로 울트라 모델이 지난해처럼 출시 초반 품귀 현상을 빚을지도 관심이다.
업계에서는 갤럭시S21이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빨리 출시된 점, 미국 제재로 인한 화웨이 공백 등으로 전작 대비 판매량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언팩에서 함께 공개된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 프로’는 이날 출시됐다. 커널형(인이어) 방식이 적용된 삼성전자 무선이어폰 중 처음으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술을 탑재했다. 출고가는 23만9800원으로 경쟁 제품인 애플 ‘에어팟 프로’(32만9000원)보다 10만원 가까이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