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컵 결승에서 달라 붙는 상대 선수 뒤통수 가격
프로 데뷔 후 첫 퇴장..불화 등 그간 스트레스 폭발
온순한 성격의 리오넬 메시(34)가 ‘을용타’를 떠올리게 하는 뒤통수 가격으로 프로 통산 첫 레드카드를 받았다.
메시는 18일(한국시각) 스페인 세비야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데 라 카르투하에서 펼쳐진 ‘2020-21 스페인 슈퍼컵’ 결승 아틀리텍 빌바오전에서 연장 후반 추가시간 퇴장 명령을 받았다.
메시는 중원에서 왼쪽 측면으로 볼을 패스하는 과정에서 비얄리브레와 몸싸움을 펼치며 첫 충돌을 했다. 패스 후 메시가 곧바로 페널티박스 쪽으로 쇄도하려고 할 때 비얄리브레가 또 어깨 싸움을 걸었다.
화를 참지 못한 메시는 오른손으로 비얄리브레의 뒤통수를 가격했고, 비얄리브레는 머리를 잡고 쓰러졌다.
주심은 경기를 중단시킨 뒤 비디오판독(VAR) '온 필드 리뷰'를 통해 메시에게 레드카드를 꺼냈다. 데뷔 첫 레드카드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753경기 만이다. 경기 후 주심은 당시 상황에 대해 경기 보고서에 "메시가 공과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과도한 힘으로 상대 선수를 때렸다"고 기록했다.
메시는 고개를 숙인 채 그라운드를 떠났고, 메시가 빠진 바르셀로나는 결국 우승컵을 놓쳤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 ‘마르카’에 따르면, 경기 후 쿠만 감독은 “메시의 행동을 이해한다. 난 메시가 상대에게 얼마나 많은 파울을 당했는지 알 수 없다”며 길게 말하지 않았다.
쿠만 감독 밀대로 메시는 매 경기 상대 선수들에게 집중 견제를 당해왔다. 부상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거친 압박도 당했다. 그러나 메시는 그런 현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짜증스러운 표정도 자제할 만큼 온순했던 메시는 이날 폭발했다. 단순히 상대 선수의 거친 수비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현재 메시의 심리 상태가 안정적이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메시는 축구 인생의 ‘홈’과 같은 바르셀로나에서 팀의 수뇌부, 감독과 불화를 겪었다.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난다는 충격 선언까지 했다. 계약 조건 때문에 남아있지만 계약이 만료되면 언제든 떠날 수 있다. 바르셀로나에서의 실망과 좌절을 느낀 메시는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팀에 녹아들지도 못했다. 사실상 마음이 떠난 상태다.
스트레스가 폭발한 메시는 최대 1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을 수 있는 위기에 놓였다. AP통신은 "출전정지 징계 수위는 경기위원회가 해당 사안을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1~3경기, 4~12경기까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꼬여만 가고 있다. 트레블 위업 등 영광을 함께 했던 바르셀로나에서 메시는 더 이상 행복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