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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홀대하고 측근만 챙기나"…신용보증기금 정기인사 '시끌'


입력 2021.02.04 06:00 수정 2021.02.04 10:20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코로나19' 기업 지원 최전선 신보, 정기인사 임원 측근 '특혜설' 제기

직원들, 익명 커뮤니티서 불만 토로…신보 사측 "의혹 사실무근" 반박

신용보증기금 대구 본사 전경 ⓒ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이 연초부터 정기인사를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중소기업 지원 최전방에서 근무했던 현장직원들은 승진인사에서 배제된 채 임원 측근이나 본점 중심으로 요직이 채워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측이 해명에 나섰지만 불만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연초 정기인사서 '임원 측근 특혜설' 제기…"인사횡포" vs "사실무근"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보 노동조합은 지난 1일 임직원 내부망을 통해 정기인사에 대한 비판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이번 신년인사는 임기말 측근 챙기기에 급급한 윤대희 이사장과 인사 전반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무이사의 인사횡포”라며 “인사권 남용에 대한 이사장 사과와 책임을 요구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기금 승진의 핵심으로 꼽히는 1급(본부장-부서장) 간부직 인사가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노조 측은 “본부장 승진자 5명 가운데 영업점이나 사업부서 승진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며 “심지어 이중 2명은 1급으로 승진한 지 1년이 갓 지난 이사장의 전현직 비서실장”이라고 지적했다.


또 특정 임원의 영향력이 정기인사에서 과도하게 행사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노조는 “해당 임원이 특정 지역, 학교, 부서 등 최측근 후배들을 이른바 묻지마 식으로 승진시키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있다”면서 “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대물림하기 위한 이같은 행태의 인사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지 망연자실한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신보 사측은 이같은 의혹제기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신보는 노조 성명 하루 만인 지난 2일 ‘정기인사 관련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번 정기인사는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애써 준 직원들의 인사고충과 애로사항을 최대한 살폈고 업무역량이 뛰어나고 조직기여도가 높은 직원 등에 대한 발탁인사도 적극 실시했다”며 반박했다.


아울러 노조가 제기한 신규 본부장 선임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또는 과거 근무한 특정부서나 출신의 관점이 아닌 조직공헌도, 혁신역량 등 조직의 미래를 이끌 역량 있는 인물을 선정하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해명했다. 특정 부서 특혜설 등에 대해서도 '능력' 중심으로 선발했으며 원칙에 입각한 인사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사측은 “인사가 사람을 다루는 일인 만큼 다양한 측면에서 해석을 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상황 고려 없는 짜맞추기식 비판은 불필요한 억측과 소모적인 논쟁만 야기할 것”이라며 "경영진이 고민한 이번 인사 방향을 이해해 달라"며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 수습에 나섰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신보 게시글 일부 ⓒ데일리안

신보 직원들, 익명 커뮤니티서 불만·갑론을박 계속…사기 저하 우려도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도 정기인사를 둘러싼 내부 불만과 갑론을박은 계속되고 있다. 신보의 한 직원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비공개 게시판에 ‘결국은 민심’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몇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소기업 지원기관이냐”라며 “1년을 참았는데 조직이 망가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노조에 대해서도 “경영진 견제와 감시 안하고 뭐하는 거냐”라고 날을 세웠다.


또다른 직원 역시 “발령문이 떴을 땐 정말 대놓고 자기 수하직원만 챙긴다 싶었다”면서 “임원이 만든 왕국에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 상책인지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고 허탈감을 표했다. 해당 게시글 상에는 “영업조직을 우대하겠다더니 결과가 이런거냐”는 푸념 섞인 댓글도 달렸다.


한편 이번 인사를 둘러싼 내부 불만과 갈등이 지속될수록 가뜩이나 방대한 업무량으로 힘겨운 신보 직원들의 사기 저하 뿐 아니라 업무효율성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발 금융지원 수요가 급증하면서 신보를 비롯한 여타 정책금융기관들은 장기간의 업무 과중을 호소해 온 상황이다.


신보 노조 관계자는 "간부인사의 경우 하위직원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여지가 큰 만큼 쉽게 지나치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말로는 영업점과 현장의 중요성을 외치면서 정작 힘빠지는 인사로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는데 직원들에게 어디에서 의미를 찾으라고 할 수 있겠느냐”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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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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