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호 올림픽 예비 엔트리에 포함
김하성 제외하면 사실상 '원톱 유격수'
안정된 수비에 이어 타격감까지 갖추며 완성형 유격수로 거듭나고 있는 LG 오지환이 국가대표 야구 대표팀에 ‘당당히’ 입성할 길을 마련하고 있다.
시범경기 일정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KBO리그에 첫 발을 디딘 한화 수베로 감독은 LG 오지환의 타순을 보고 깜짝 놀랐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해 2루타 41개, 10홈런을 친 유격수가 9번 타자인가. LG의 선수층이 얼마나 두꺼운가"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물론 오지환이 개막 후 9번에 주로 배치될 가능성은 적다. 수베로 감독 말대로 빼어난 공격력을 극대화시키려면 아무래도 상위 타선에 놓거나 중심 타선의 뒤를 받쳐주는 6번 자리가 어울리기 때문이다.
다만 유격수라는 체력 소모가 큰 포지션을 감안할 때 컨디션 난조 등이 찾아오면 하위 타순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만큼 오지환은 LG에서 대체 불가한 자원으로 성장했다.
자연스레 국가대표 유격수 자리로 시선이 쏠린다. 오는 7월 도쿄 올림픽을 앞둔 야구 대표팀은 언제나처럼 최정예 멤버들을 선발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야구 대표팀은 안정된 수비는 물론 공격까지 겸비한 명유격수들이 계보를 이으며 국제대회서 뚜렷한 성과를 냈다. 최근 대표팀 유격수 자리의 주인은 김하성이 꿰차고 있었지만 올 시즌 메이저리그로 진출함에 따라 올림픽 참가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김경문 감독은 최근 야구대표팀 예비 엔트리를 발표하며 8명의 유격수를 선발했으나 김하성과 박효준(뉴욕 양키스)이 선발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오지환과 두산 김재호, KT 심우준, NC 노진혁, 삼성 이학주, 한화 하주석 중 1~2명이 최종 승선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이가 바로 오지환이다.
오지환은 지난해 데뷔 첫 3할 타율(0.300)을 기록한데 이어 10홈런 71타점 20도루로 타격에서의 재능을 완벽하게 만개시켰다.
최근 5년간 누적 성적을 봐도 김하성이 떠난 현재 오지환이 ‘원톱 유격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잠실 라이벌 두산의 김재호가 수비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적지 않은 나이와 작전 수행 능력 등을 감안할 때 최종 엔트리 발탁에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오지환은 지난 2018년 아시안게임 당시 병역 혜택과 관련해 무임승차했다는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은 그가 명예를 회복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시즌 개막 후 두각을 나타내는 활약으로 김경문호에 당당히 승선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