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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청바지’ 차림 구현모 진정성에 KT 주주들이 움직였다


입력 2021.03.24 14:42 수정 2021.03.24 15:00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KT 스튜지오지니’ 콘텐츠 기업 선언 이후 전날 대비 4.49% 상승

구현모 “3만5천원까지 올려봤다…디지코 변화로 기업가치↑”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KT 미디어 콘텐츠 사업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억울하다”


구현모 KT 대표가 ‘보수적 기업’이라는 외부의 시선에 대해 밝힌 심경이다. 구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웨스트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T그룹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KT그룹 콘텐츠 전문기업 ‘KT 스튜디오지니’에 합류한 김철연 공동대표는 “KT 내부 사람들이 참 억울할 것 같다”며 “밖에서 볼 때 KT는 느리고 보수적이지 않느냐는 사람이 간혹 있으나, 들어와서 한 달 느껴보니 굉장히 빠르고 탄력적이고 융통성 있는 기업이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구 대표는 “내가 억울한 사람 중 한 사람”이라고 답했다. 이 발언에는 KT 기업가치 저평가에 대한 고민이 서려 있다. 보수적이고 성장이 느린 통신기업이라는 이미지 탓에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KT 주가는 2002년 5만4000원에서 반 토막 나 오랫동안 2만원대를 유지 중이다.


구 대표의 억울함을 풀어주기라도 하듯 이날 KT 주가는 전일 대비 최고 1100원(4.49%) 오른 2만7900원을 기록했다. KT 주가가 3% 이상 뛴 것은 올해 들어 3번째다. KT 주가를 끌어올린 건 회사의 새로운 미디어 사업 전략 소식이다.


KT는 전날 신설 콘텐츠 전문 투자‧제작‧유통 법인 ‘KT 스튜디오지니’를 통해 2023년 말까지 원천 지식재산권(IP) 1000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최소 4000억원 이상의 투자비용을 집행할 계획이다. 경쟁사 중 웨이브는 2023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에 3000억원을, CJ ENM은 4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T 스튜디오지니 로고.ⓒKT

구 대표는 “KT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Digico)으로 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플랫폼은 미디어”라며 “2011년도에 인터넷(IP)TV 형태로 시작한 미디어 사업은 지난해 말 전체 매출 규모가 3조원에 달했으며 연평균 15%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미디어 플랫폼 강화와 발전을 위해 콘텐츠가 필수라고 생각했다”며 “KT는 가입자 1300만명의 국내 최대 미디어 플랫폼으로, 여기에 콘텐츠 능력을 더하면 강력한 1위로 콘텐츠 사업에서도 돈을 벌 수 있는 시점이 됐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KT는 지난해 10월 통신기업(텔코·Telco)에서 디지털 플랫폼기업(디지코·Digico)으로의 변화를 선언하고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 성장성이 높은 콘텐츠 사업 역시 KT 기업가치 변화에 중요한 밑거름으로 본 것이다.


구 대표는 “KT는 한 발 더 도약하고 디지코로 변하겠다”며 “이는 결국 KT 기업가치 향상에 연결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KT의 현재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생각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며 “경영기획부문장 때 3만5000원까지 (주가를) 올렸던 경험이 있다. 3만원도 낮은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향후 KT 기업가치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T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를 선언한 것에 이어 종합 미디어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KT는 그동안 IPTV, 스카이라이프 등 유료방송, 음원유통(지니뮤직), 웹툰·웹소설 플랫폼(블라이스·케이툰) 등 플랫폼 중심으로 미디어 사업을 전개해 왔다”며 “시장판도 변화에 대응해 콘텐츠 사업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어 경쟁력을 키우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후발 사업자로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관련 사업을 영위해왔고 빅데이터 분석 능력과 플랫폼 역량도 갖추고 있으며 자본력 있는 사업자로 출발선이 다르다”며 “콘텐츠 성과와 기존에 보유한 미디어 플랫폼을 잘 활용하고 유기적인 시너지를 효과적으로 내는지에 사업의 명운이 달렸다”고 전망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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