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오래 먹었을 뿐인데"…고령층 골절 위험, 최대 65%↑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4.01 15:23  수정 2026.04.01 15:23

서울아산병원 연구팀 분석 결과

노인 3만2000명 5년간 추적관찰…최대 65%까지 위험 증가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손기영 교수,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허연 교수 ⓒ서울아산병원

고령층에서 약물을 장기간 복용할수록 골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은 손기영 가정의학과 교수와 허연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만 66세 노인 3만2771명을 최대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약물을 6개월 이상 장기 복용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골절 위험이 4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특히 항콜린성 성분이 포함된 약물을 복용할수록 위험은 더욱 커졌다. 항콜린성 부담이 높은 상태에서 6개월 이상 복용을 지속한 경우 골절 위험은 최대 65%까지 증가했다. 항콜린성 성분은 항히스타민제뿐 아니라 과민성 방광, 위장 질환, 파킨슨병, 우울증 치료제 등 다양한 약물에 포함돼 있으며, 체내 축적 시 어지럼증을 유발해 낙상과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약물의 종류나 개수뿐 아니라 ‘복용 기간’이 골절 위험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임을 국내 대규모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시니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2007~2008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대상자를 분석했으며, 복용 약물 수와 항콜린성 부담척도(KABS), 복용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골절 발생과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약물 개수별 분석에서는 5~9개 약물을 복용한 그룹이 0~1개 복용 그룹보다 골절 위험이 29% 높았다. 이는 다약제 복용 시 낙상 위험을 높이는 약물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루프 이뇨제나 스테로이드 등 일부 약물이 골밀도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복용 기간의 영향은 더욱 뚜렷했다. 6개월 이상 장기 복용한 그룹의 골절 발생률은 7.8%로, 단기 복용 그룹(4.9%)보다 43% 높았다. 항콜린성 약물 복용자에서도 같은 경향이 나타나, 6개월 미만 복용군(5.1%) 대비 6개월 이상 복용군(7.8%)에서 골절 위험이 45% 증가했다.


복용 기간과 항콜린성 부담을 함께 고려하면 위험은 더욱 커졌다. 항콜린성 부담이 낮은 경우(KABS 1~2점)에도 6개월 이상 복용 시 골절 위험이 55% 증가했으며, 부담이 높은 경우(KABS 3점 이상)에는 최대 65%까지 상승했다.


특히 고령층에서 치명적인 고관절 골절의 경우, 약물 개수만으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지만 6개월 이상 장기 복용 시 위험이 4.25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기존 연구들은 약물의 개수·종류와 골절 위험의 연관성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이번 연구는 복용 기간이 골절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의료진은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물의 개수를 줄이는 것과 함께 복용 기간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노인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BMC 노인의학(BMC Geriatrics, 피인용지수 3.8)’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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