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교사 숨진 유치원 '사직서 위조' 의혹…인정 시 적용 혐의·처벌 수위는 [법조계에 물어보니 711]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04.01 17:42  수정 2026.04.01 17:43

부천 모 유치원서 교사 사망 후 사직서 위조 의혹 제기…경찰 수사

법조계 "의혹 사실이면 사문서위조·행사 및 사서명위조 성립 가능성"

"교사 사망 후 문제 우려해 사망 전 퇴직 위조했다면 죄질 매우 나빠"

"교사 명의 사직서 작성됐다면 당사자 명시적·묵시적 동의 여부 쟁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 부천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교사 사망 이후 제기된 '사직서 위조' 의혹과 관련해 교육당국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가운데, 실제 위조 정황이 확인될 경우 적용 가능한 형사책임 범위에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서는 당사자의 퇴직 의사 존재 여부와 위임 범위 등에 따라 사문서위조나 사서명위조 등 혐의 성립 여부가 갈릴 수 있는 만큼 향후 수사 과정에서 사실관계 규명이 핵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경찰과 숨진 20대 유치원 교사 A씨 유족 등에 따르면 부천교육지원청은 지난 30일 사문서위조 의혹 등을 받는 부천의 사립유치원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교육지원청은 A씨가 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사직서가 작성된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감사를 진행하던 중 사문서 위조 등의 의혹이 있다고 보고 경찰에 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며 "이후 유치원 관계자들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입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월27일 B형 독감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채 같은달 30일까지 근무를 이어갔다. 이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자 같은 날 조퇴했고 입원 치료를 받던 중 2월14일 폐 손상 등 합병증으로 숨졌다. 그러나 유치원 측은 A씨가 숨지기 나흘 전인 2월10일 교육지원청에 사직 처리를 요청해 사직일을 2월12일로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 측은 지난달 25일 부천교육지원청에 방문하면서 A씨가 사망하기 나흘 전인 작성된 사직서에서 A씨 서명을 확인함에 따라 사직서 위조 의혹을 제기했다. A씨가 퇴직 처리된 사실은 유족 측 노무사가 사학연금공단에 A씨 사망 조위금을 청구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유족 측은 "딸이 병원에 입원해 있던 상황에서 사직서를 작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4월1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치원 측이 교사 사망 이후 유치원 운영위원과 학부모들에게 보낸 편지와 관련해서도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편지에는 유치원 원감이 A씨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거나 조퇴한 A씨를 대신해 수업을 마무리했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으나 정작 '원감' 직책을 맡은 교원은 없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유치원 측은 "교사가 아플 경우 언제든지 원장이나 원감에게 병가나 조퇴를 요청할 수 있고 이에 대해 급여를 삭감하는 등의 불이익 역시 주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AI 이미지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죄 또는 사서명위조, 위조사서명행사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독감에 걸려 일이 힘든 교사에게 출근을 강요하고 이후 사망하자 문제가 될까 우려하여 사망 전에 퇴직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위조하였다면 죄질이 나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문서를 만들었는지에 따라서 정확한 죄명이 결정된다"며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할 경우 처벌 수위가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희란 변호사(법무법인 대운)는 "사망한 교사의 명의로 사직서가 작성됐다면 핵심 쟁점은 당사자의 명시적·묵시적 동의 여부"라며 "퇴직 의사를 전화 등으로 위임한 사실이 있다면 위조죄 성립은 어려울 수 있지만, 동의 없이 타인의 명의를 사용해 문서를 작성했다면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양식에 서명만 임의로 기재한 경우에는 사서명위조가 문제될 수 있으며, 이는 벌금형 없이 3년 이하 징역형만 규정돼 있는 점도 특징"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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