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만 3번 차지했던 LPGA 투어 KIA 클래식서 정상
도쿄올림픽 출전 유력, 대회 2연패 향한 힘찬 발걸음
‘골프 여제’ 박인비(33)가 3전4기 만에 우승에 성공하며 다가오는 도쿄올림픽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박인비는 29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6609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KIA 클래식(총상금 180만 달러)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박인비는 공동 2위 에이미 올슨과 렉시 톰프슨(이상 미국·9언더파 279타) 등을 5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박인비에게 LPGA 투어 KIA 클래식은 좀처럼 우승과는 인연이 닿지 않는 대회였다. 2010년 대회 출범 이후 줄곧 이 대회에 나섰지만 우승 없이 2010년, 2016년, 2019년에 세 차례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제대로 우승 한을 풀었다. 첫 날 1라운드서 1타차 선두로 출발한 뒤 나흘 동안 단 한 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기량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 27만 달러(약 3억550만원)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2월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하면서 올림픽 2연패를 향한 본격적인 발을 내디뎠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박인비는 오는 7월에 열리는 도쿄올림픽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특히 올림픽은 이번 대회에 나선 박인비에게 좋은 동기부여였다. 그는 “올림픽은 항상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아마 올림픽이 없었다면 오늘 여기에 있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하며 의욕을 내비쳤다.
지난해 12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이후 쉬었던 박인비가 3개월 만에 LPGA 투어 대회에 나선 것도 도쿄올림픽을 위해서였다.
도쿄올림픽에는 6월 말 세계랭킹 기준으로 한 나라에서 상위 랭커 2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다만 세계랭킹 15위 내에 2명 이상의 선수가 들어 있는 나라는 15위 내에서 최대 4명 나갈 수 있다.
현재 박인비는 세계랭킹 4위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세계랭킹 1위 고진영, 2위 김세영에 이어 3번째로 랭킹이 높다. 이번 우승으로 인해 사실상 도쿄행을 예약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도쿄올림픽 전망을 밝힌 것 외에 이번 우승은 박인비에게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인 LPGA 투어 최고령 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1988년 7월 12일생인 박인비는 이날 현지 기준으로 만 32세 8개월 16일을 맞았는데, 지난해 2월 9일 ISPS 한다 빅 오픈에서 박희영이 한국인 최고령 우승 신기록을 기록했을 때와 나이가 같다.
여기에 통산 21승을 추가하며 박세리가 갖고 있는 한국인 LPGA투어 최다승(25승) 기록에도 4승 차이로 다가섰다.
1년 1개월 만에 다시 왕좌의 자리에 오른 박인비는 여세를 몰아 다음 주(4월 2∼5일)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서 다시 한 번 우승 도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