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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용자 모십니다"…카드론 금리, 시중은행 못지않네


입력 2021.03.30 07:00 수정 2021.03.30 07:03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KB국민카드, 최저 3%대 카드론 금리 공시…4%도 보편화

은행대출 강화 여파…"카드사 수수료 악재 대안으로 확대"


ⓒ게티이미지뱅크

중·저신용자가 주고객이던 카드사들이 고신용자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갈 곳을 잃은 고신용자 대출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리스크 관리도 상대적으로 수월해 저금리와 편의성 제고 등 다양한 맞춤형 혜택을 내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이달 초 자사 카드론 최저금리 3.9%를 적용한다고 공시했다.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연 2%대인 점을 고려하면 불과 1%대 차 수준이다. 이에따라 KB국민카드 카드론 대출상품 금리구간은 최저 3%대에서 최대 24%까지 제도권 금융 전 구간을 아우르게 됐다.


카드사 카드론 금리 현황 ⓒ데일리안

카드론 최저금리를 4.95%로 공시한 롯데카드 역시 작년 9월 우량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LOCA MONEY-PRIME(로카머니-프라임) 상품을 출시한 상태다. 이 상품은 우량회원에게 특별한도를 제공하고 최장 60개월까지 상환기간 연장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카드는 또 신용도 검증이 이뤄진 우량회원을 겨냥한 ‘마이너스 카드’ 영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카드 역시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최대 1억원까지 빌려주고 금리는 연 4.0~10%인 ‘우카 마이너스론’을 운영 중이다. 우카 마이너스론은 은행 마이너스통장과 비슷한 마이너스카드 대출 상품으로 한도 약정 후 고객이 원하는 때에 언제든 쉽게 이용할 수 있고 고객이 실제로 이용한 금액과 기간에 대해서만 이자가 발생한다. 우리카드 회원이 아니더라도 이용 가능한 ‘올인원대출’ 최저금리 역시 4.7%부터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고신용자 대상 카드론 영업 강화에 나서면서 카드사들의 고신용 차주 비중은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카드에서 연 10% 미만 금리를 적용받는 고신용자 카드론 회원 비중은 1월 말 기준 41.13%로 작년 말보다 11.97%p 증가했다. 롯데카드도 고신용자 회원 비중이 14.22%로 1%p 가량 확대된 상태다.


이같은 고신용자 카드론 확대에는 금융당국의 은행권 신용대출 강화가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시중은행 신용대출을 본격적으로 죄면서 기존 은행을 이용하던 부동산과 주식투자 자금을 마련하려는 고신용자 고객이 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장기대출상품인 카드론의 경우현금서비스보다 금리 측면에서도 유리한데다 카드사 리스크 관리에도 부담이 적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말 카드론 대출잔액은 1년 전보다 3조원(9.2%) 가량 늘어난 35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54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5%p 하락한 반면 장기대출상품인 카드론은 53조원으로 15%(6조9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지난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현금서비스 이용액 비중(59조원)이 눈에 띄게 높았으나 이제는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같은 카드론 증가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장기화 속 서민들의 자금문턱 강화를 우려해 대출총량관리를 자율로 맡기고 있는데다 최근 LH발 상호금융대출 사각지대에 따른 저축은행·상호금융 대출 강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업계는 올해에도 최고금리 인하,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논의, 빅테크 등 소액후불결제 등 악재가 첩첩산중”이라며 “여타 제도권 금융회사들이 대출 강화를 주문받는 데다 카드업권 업황이 더욱 악화될 여지가 높은 만큼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가 보장된 고신용 카드론 확대에 영업력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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