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지방선거·2020년 총선 모두 첫날 사전투표
투표율 제고 효과…'정권 심판' 분위기 속 행보 주목
문재인 대통령의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참여 여부가 주목되는 건 투표율 제고 효과 때문이다. 이번 재보선 결과가 내년 대통령선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고 해석되는 만큼, 정치권은 '투표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간 대통령이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정치 이벤트'가 발생하면, 같은 시기 투표장으로 향하는 국민이 많았다. 실제 문 대통령이 2018년 지방선거 사전투표에 참여한 첫날 집계된 투표율은 8.77%로, 2014년 지방선거 당시(4.75%) 보다 두 배 가량 높았다.
지난해 치러진 21대 총선 때도 문 대통령은 사전투표 첫날 투표권을 행사했는데,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서도 투표율은 무려 12.14%를 기록했다. 지난 20대 총선의 5.45%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청와대도 문 대통령의 사전투표 참여 취지를 "투표율 제고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젊은 층의 투표 참여가 높은 것으로 예측돼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고 분석돼 왔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의 사전투표 참여는 여당에 대한 측면지원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해석이었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취업과 집값,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분노한 젊은 층이 많아진 가운데 치러져 정권 심판론으로 판세가 기운 모습이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전국 성인남녀 10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31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27.1%, 국민의힘 지지율은 34.0%다. 제1야당이 여당을 역전한 건, 지난해 4월 총선 이후 처음이다.
특히 재보선이 열리는 서울과 부산·울산·경남에서도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섰다. 서울에서 국민의힘은 36.0%, 민주당은 24.8%를, PK에서 국민의힘은 48.7%, 민주당은 22.9%를 얻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문 대통령의 이번 사전투표 참여 여부는 1일 현재 알려지지 않았다. 대통령의 청와대 밖 동선은 경호 상 철저하게 보안에 부쳐지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투표에 참여할지는 사전에 알 수 없다. 문 대통령이 이번에도 사전투표에 참여할 경우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는 오는 2~3일 이틀 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거주지와 관계 없이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만 있으면 재보선이 실시되는 지역의 모든 읍·면·동사무소에서 별도의 신고를 하지 않고도 투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