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출시 한달 전 인증...사업 존속시 5월 출시
철수 결정에 물거품...아쉬운 ‘유종의 미’ 혁신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존속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롤러블(Rollable·둘둘마는) 폰 출시에 대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초 롤러블 스마트폰 상용화를 목표로 한 ‘LG 롤러블’ 인증 절차를 끝까지 추진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5세대이동통신(5G) 뉴라디오(NR) 이동통신용 무선설비의 기기 ‘LM-R910N’(모델명)이 이날 국립전파연구원 적합인증을 통과했다.
전파인증은 스마트폰 등 이동통신 기기를 출시하기 위해 반드시 받아야 하는 절차다.
통상 전파인증 이후 한 달 안팎으로 제품이 출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LG전자가 사업 존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는 5월 초 제품 출시에 대비해 인증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전파 인증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인증 절차는 사업 철수 논의가 본격화하기 이전에 진행됐을 것”이라며 “오늘 날짜로 인증이 된 것을 보면 사업부나 내부적으로 롤러블폰 출시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M-R910N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말 자사 전산망에 제품을 등록하는 과정에서 LG 롤러블의 모델명으로 알려지게 됐다.
당시 전산망에 신규 모델이 등록된 것은 제품 출시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당시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올해 3월쯤 LG 롤러블을 국내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통사 전산망 등록과 비슷한 시기에 제품 출시 신호가 감지됐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롤러블’(Rollable)이라는 명칭의 상표 등록을 마쳤고 구글은 LG전자와 협력해 롤러블폰 실제 모습과 크기를 담은 ‘롤러블 스마트폰용 에뮬레이터’까지 공개했다.
실제 기기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월 11일이다. LG전자는 온라인으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1’에서 프레스 컨퍼런스 영상을 통해 'LG 롤러블'을 깜짝 선보였다.
업계의 뜨거운 반응도 잠시, 불과 9일 뒤인 1월 20일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스마트폰 사업 재검토를 공식화하면서 제품 출시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당시 회사는 “롤러블 폰은 현재도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거듭 밝혔으나 롤러블 폰과 레인보우 프로젝트 등 후속작 개발이 중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제품 출시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결국 LG전자는 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오는 7월 31일자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LG 롤러블' 출시는 물거품됐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 철수와 함께 LG 롤러블은 출시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