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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 이재명의 딜레마…친문이냐 민심이냐


입력 2021.04.09 01:00 수정 2021.04.09 05:57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당내 경선 생각하면 친문 품어야하고

본선 경쟁력 생각하면 친문은 걸림돌

결국 '민심' 택할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3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당무위원회를 마치고 나오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내년 대선 11개월을 앞두고 여당이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독주 체제'는 한층 더 견고해질 전망이다. 선거를 진두지휘했던 당내 대권 라이벌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으면서다. 당내 일각에선 '대선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7 재보선으로 표현한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한다. 저의 책임이 크다"며 "문재인 정부 첫 국무총리, 민주당 대표와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제가 부족했다.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선거 결과에 대해 "당의 일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준엄한 결과를 마음에 깊이 새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께 더 가까이 다가가고, 더 절박하게 아픔을 나누고, 문제 해결을 위해 더 치열하게 성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5~7일 전국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24%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전주대비 7%p 하락한 18%로 집계됐다. 이 전 대표는 10%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지사는 최근 각종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선두권을 형성하며 순조롭게 대선가도를 달리는 듯 하지만 민주당 최대 주주인 친문 세력과 확장성 사이에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당내 경선을 생각하면 친문 지지층을 껴안아야 하지만, 본선 경쟁력을 높이려면 중도로의 외연 확장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친문 세력과 지지층이 강하게 반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재보선 결과로 드러난 민심은 '정권심판'이었던 만큼 결국 이 지사가 문재인 정권과 '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 지사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선거 결과에 대해 "그 동안 민생을 제대로 챙기지 않고 오만한 행태를 거듭해온 당연한 결과"라며 "당의 중진으로 민심과 동떨어지게 가는 당에 대해 쓴 소리 한마디 제대로 못한 잘못이 크다"고 자책했다.


다만 이 지사는 대선 후보로 최종 결정되기 전까지는 일단 여권과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친문 핵심부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이 지사 입장에선 섣불리 여권과 대립각을 세웠다가 본선에 진출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친문 진영에선 제3의 대선 후보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국무총리직을 내놓고 대권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알려진 정세균 총리와 '원조 친노' 이광재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지사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선택받기 위해선 강성 친문의 지지가 필수적이지만 본선을 생각하면 친문은 걸림돌"이라며 "어느 시점엔 현 정권과 본격적인 차별화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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