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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의 피해자' 김기현, 국민의힘 얼굴 됐다


입력 2021.04.30 14:11 수정 2021.04.30 14:12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1959년 울산 출생, 서울법대 졸업한 율사 출신

3선한 뒤, 남경필·원희룡과 단체장 경력 쌓아

2018년 靑 선거개입 의혹, 정치역정의 변곡점

'문재인정권 심판의 심볼' 원내대표로 '우뚝'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30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된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의원은 울산 출신 4선 중진의원이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문재인정권 청와대의 지방선거 불법개입 의혹인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의 피해자로 잘 알려져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1959년 울산 울주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판사로 재직한 율사 출신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 속에서 치러진 2004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개혁공천'의 대상으로 발탁돼, 울산 남을에서 당선돼 등원했다.


그 뒤로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2014년 지방선거 직전에 터진 '세월호 사고'로 판세가 여의치 않자 5선 중진 남경필 의원을 경기도지사로, 3선의 원희룡 전 의원을 제주도지사로 차출하는 과정에서 김기현 의원도 울산광역시장 후보로 차출돼 당선됐다.


광역단체장 경력을 시작하게 된 김기현 의원은 업무수행 긍정률 전국 1~2위를 다투며 시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남경필·원희룡·홍준표 등 다른 단체장들과 함께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이러한 정치역정에서 큰 변곡점으로 문재인정권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빼놓을 수 없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기 위해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은 김기현 원내대표를 겨냥해 경찰이 시장 비서실 압수수색 등 울산시청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이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 사건과 관련한 여러 석연찮은 정황이 확인되면서, 김기현 원내대표는 문재인정권 헌정질서 문란 의혹의 대표적인 피해자로 부각됐다. 김 원내대표의 서울법대 한 학번 후배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이 사건에 손을 대려다 정권으로부터 '내쳐짐'을 당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원내대표는 앞서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나야말로 문재인에 의해 탄압당해 희생당하지 않았느냐"며 "국민들은 '김기현이야말로 문재인정권 심판의 심볼'이라는 애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2년간 원외(院外)에 머물며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 관련 투쟁을 이어간 김기현 원내대표는 지난해 총선에서 울산 남을에서 박맹우 전 울산시장과의 경선을 거쳐 공천을 받아 4선 고지에 올랐다.


원내로 복귀한 김기현 원내대표를 놓고 21대 국회 개원 때부터 원내대표·당대표·대선후보 등으로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됐다. 김 원내대표도 "불쏘시개나 백댄서를 해야 한다면 그 역할을 할 것이며, 깃발을 들고 장수가 돼야 한다면 또한 할 것"이라며,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욕을 보인 바 있다.


결국 30일 치러진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의 21대 국회 두 번째 원내대표의 자리에 올랐다. 101석 제1야당의 원내사령탑으로서, 2022년 3·9 대선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무거운 역할을 맡게 됐다는 평이다.


지금은 4선 중진이지만 오랫동안 당내 소장파이자 비주류로 활동했던 김기현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서, 당내와 원내에 활기가 돌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새정치수요모임'과 '미래연대' 등 소장파 의원 모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한나라당·새누리당이 집권여당이었을 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부산시장으로 당선된 오세훈·박형준 시장과 원희룡 지사도 김 원내대표와 같은 모임을 했던 사이다.


이미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역임하며 여야 간의 원내 교섭과 협상에 있어서도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를 상대로도 투쟁력과 협상력을 겸비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슬하에 맏아들을 포함해 1남 3녀를 둔 '다둥이 아빠'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울산시장 사건으로 2년간 원외에 있으면서 가족, 자녀와의 대화를 많이 늘릴 수 있었다"며 "모두 2030 세대 초반인 아이들과 자주 대화하면서 세대 간의 격차를 절감하고 가족을 되찾았던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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