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원정 성매매 및 성병 감염에 분노해 시모 폭행
법원 "죄질 불량하나 흥분한 상태서 우발적 범행"
해외 원정 성매매를 한 남편이 자신에게 성병을 옮긴데 화가 나 80대 시어머니의 머리채를 잡는 등 폭행한 50대 며느리가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백승엽 등)는 30일 존속상해, 특수존속협박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80시간 및 노인 관련 기관 등 5년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4월 13일 남편이 해외에서 성매매를 한 뒤 자신도 성병에 감염되자, 시어머니 B씨(89·여)를 찾아가 머리채를 잡아 넘어뜨리고 얼굴에 침을 뱉는 등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며느리 A씨는 시어머니 B씨에게 "자식을 잘못 뒀으니 벌을 받아야 한다"며 무릎을 꿇고 빌도록 강요하기도 했으며, 흉기로 시어머니를 위협하면서 이를 영상 통화로 남편에게 보여주고 사과를 요구하기까지 했다.
이로 인해 B씨는 뇌진탕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A씨는 항소심에서 "남편이 다시는 외도를 하지 못하도록 시어머니를 찾아가 영상통화를 했을 뿐"이라며 1심에서와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A씨가 B씨를 폭행한 뒤 B씨의 큰 딸을 찾아가 행패를 부려 결국 범행이 드러나게 된 경위, 당시 출동했던 경찰 등 주변 진술과 정황을 토대로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A씨가 당시 B씨 집 문을 걸어 잠그는 등 감금했다는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고령의 시어머니에게 상해를 가한 것을 넘어 흉기로 협박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 "그럼에도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남편의 외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상해 정도가 비교적 가볍다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한 원심의 양형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