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부분 파업 가결…“시기는 위원장에 위임”

전체 택배물동량의 10% 차지하는 신선식품 위주로 배송 거부 나설 듯

업계 “시기나 규모 정해지지 않아 지켜보며 대응”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이 7일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열린 '아파트 지상 차량출입금지 택배사 해결을 촉구하는 총파업 투쟁계획 및 택배사, 노동부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아파트 단지의 지상 출입금지 조치 해결을 위한 부분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파업 참가인원은 2000명 정도로 시기는 노조 위원장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택배업계는 상황을 지켜보며 고객 서비스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은 7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재적 인원 5835명에서 5298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4078명이 총파업에 찬성해 77.0%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파업을 결행해야 하는 상황을 판단해 위원장이 시기를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업 참가인원은 전체 조합원 약 6400명 중 2000명 규모로 추산했다. 앞서 단체협약을 체결해 쟁의권이 없는 우체국 조합원들과 파업권 미확보 조합원들을 파업에서 제외한 숫자다.

노조는 또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되 택배사에 부담을 주기 위해 전체 택배 물량 중 10% 남짓한 당일 배송 신선식품 위주로 배송을 거부하기로 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에서 택배 차량의 지상 진입을 금지하면서 시작됐다. 아파트 측은 주민 안전 등을 이유로 택배차량의 지상 진입을 막고 지하주차장으로만 드나들게 했다. 하지만 지하 주차장 입구 높이가 2.3m여서, 진입하지 못하는 택배기사들은 이 같은 조치를 '갑질'로 규정하고 지상출입 허용을 요구했다.

택배노조의 파업 소식에 택배사들은 일단 지켜보며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반응이다.

택배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파업 시기나 규모 등이 확정되지 않아 지켜보고 있는 단계”라면서 “파업이 시작될 경우 배송에 영향이 없을 수 없기 때문에 고객들의 불편함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