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김 회장, 英 FT 인터뷰서 밝혀...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주목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공식적으로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암참이 약 800여개의 주한 외국계 기업들을 회원사로 둔, 한국 내 외국계 기업들을 대표하는 경제단체라는 점에서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20일 영국의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인터뷰에서 "삼성의 가장 중요한 임원(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이 미국과 한국 모두에 최고의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이 부회장의 구속에 대해 "다소 유감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FT가 암참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발송된 서한을 확인한 결과, 해당 문서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반도체 공급망 자급화에 삼성전자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한국의 지위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우려의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노력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현재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이 일부 사업적 의사결정 능력에 제한을 받고 있으며 이 부회장의 석방이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고자 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노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미국 기업들의 시각을 전했다.
이미 국내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사면을 적극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국내 5개 경제단체들은 회장 명의로 청와대에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제출했다.
국내 재계 대표 경제단체들이 지난달 문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사면 건의를 한데 이어 이번에 주한 미국 기업들까지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하면서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문 대통령이 오는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방미 중인 상황이어서 미국 경제단체로부터 제기된 사면론이 더욱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있다.
이와함께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미국 출장길에 국내 기업인들이 미국 경제계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어서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양국 재계 인사들이 의견을 교환할지도 주목된다.
국내 기업인들은 이번 방문에서 지나 러만도 미국 상무장관이 주재하는 경제인 행사에 참석하고 수잔 클락 미 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계 인사들과도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재계 뿐만 아니라 종교계와 시민단체, 정치권 등 각계 각층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건의와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사면에 찬성하는 등 긍정적 여론도 형성된 상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 "충분히 많은 국민의 의견을 들어서 판단하겠다"고 밝히 바 있다. 올 초 신년 기자회견때만 해도 '시기상조론'을 내세웠던 것에서 ‘국민 공감대’를 언급하는 등 다소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향후 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