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인증까지 받고 6월 출시에서 7~8월로 미뤄져
글로벌 출시 연이어 연기…2분기 매출 악영향 예상
삼성전자 신규 스마트폰 ‘갤럭시A52’ 국내 출시가 연기됐다.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부품 물량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이동통신 3사는 내달 출시를 목표로 최근까지 사전예약 등 판매 일정을 조율했으나 올해 7~8월로 이를 연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으로 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제품 출시가 하반기로 미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사상 첫 갤럭시A 언팩 열고 ‘가성비’ 승부…물량 부족으로 빛 못봐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갤럭시A52 5G에 대한 국립전파연구원 적합성평가 인증을 획득했다. 통상 전파인증 이후 한 달 안팎으로 제품이 출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6월 출시가 확실시됐으나 이번 연기로 정확한 출시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갤럭시A52는 삼성전자가 올해 3월 갤럭시A 시리즈 첫 글로벌 언팩(행사)을 열고 공개한 제품이다.
50만원대 중저가 제품임에도 그동안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만 탑재되던 광학식 손떨림 방지(OIS) 기능이 추가되고 120헤르츠(Hz) 화면 주사율을 지원하는 등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흥행 기대감을 모았다.
언팩 공개 후 유럽을 시작으로 글로벌 순차 출시됐으나 국내 출시는 미뤄져 왔다. 언팩이 열린 3월에 ‘갤럭시A32’, ‘갤럭시A42’ 등 중저가 제품이 국내에 연이어 출시되면서 카니발리제이션(자기 잠식 효과)을 피하기 위해 이 같은 전략을 취한 것으로 분석됐다.
갤럭시A52가 7~8월에 출시되면 하반기 신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갤럭시Z플립3’(가칭) 공개 시기와 겹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중저가 갤럭시A 시리즈와 초고가 폴더블폰은 수요층이 달라 시장 수요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작 ‘갤럭시A51’ 글로벌 최다 판매…전체 출하량 감소 불가피
문제는 갤럭시A52 출시 연기가 국내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국내 점유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전 세계적으로도 갤럭시A52 물량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보기술(IT)매체 폰아레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해외 여러 국가에서도 갤럭시A52 출시를 연기하고 있다.
폰아레나는 “삼성이 칩 부족으로 인해 갤럭시A52를 연기했다”며 “4월 말 글로벌 출시가 예정돼 있었으나 여전히 유럽과 일부 시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마진 높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고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글로벌 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쳐왔다. 갤럭시A 시리즈는 중저가 시리즈의 핵심 제품군으로 점유율과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갤럭시A52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갤럭시A51’의 후속 모델로 기대를 모았다. 해당 제품 출시 연기에 따라 삼성전자 2분기 실적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폰아레나는 “갤럭시A52의 글로벌 출시가 지연됐지만 더 걱정스러운 것은 아직 새로운 출시일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라며 “삼성전자가 저렴한 스마트 폰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이 상황이 향후 분기 출하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