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조주빈, 징역42년 선고에 고개 '푹'…고법 "반성하는지 의문"

재판부 "피해자 삶 예전으로 못 돌아가…조직범죄 가담 엄정처벌 불가피"

"피해자들에게 협박·강요하지 않았다고 주장…범죄의 중대성 못 깨달아"

"개전될 가능성 전혀 없지는 않아…아버지 노력으로 일부 피해자와 합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이 지난해 4월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5년을 선고받은 조주빈(25)이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42년형을 선고받았다.

1일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문광섭) 심리로 열린 2심 선고공판에 출석한 조주빈은 피고인석에 앉아 몸을 앞뒤로 흔드는 등 초조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재판장이 판결문을 읽는 동안 시종일관 천장을 응시하던 조주빈은 '피고의 모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내용에 충격을 받은 듯 고개를 푹 숙이기도 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성적 모욕적인 사진·동영상을 촬영하고 유포한 것은 물론 신상정보까지 올려 피해자들에게 큰 고통을 줬다"며 "이들 영상은 무한히 유포될 가능성 있어 피해자들의 삶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고 꾸짖었다.

재판부는 이어 "이렇게 조직범죄에 가담한 피고들에게 각각 가담 기간, 피해자 수, 회복의 정도 등 다른 점은 있지만 범죄의 중대성 비춰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주빈에 대해서는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한편 피해자들에게 협박·강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자신의 범행에 대한 중대성을 깨닫지 못해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피해의 정도, 범행으로 인한 사회적 해악. 피고 태도 등 고려할 때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가 필요하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장기간의 수형을 통해 교정 개전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며 "조주빈 아버지의 노력으로 원심에서 일부 피해자와 합의했고 당심에서도 추가 합의가 이뤄졌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4일 진행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조주빈에 대해 "흉악범죄를 반복적으로 저질렀고 피해자에게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줬고 재범 가능성도 매우 크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심은 조주빈의 성범죄 관련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박사방'이 다수의 구성원으로 이뤄진 상태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범죄집단이 맞다고 판단해 징역 45년을 선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