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예약자들 "얀센 백신 부작용 걱정되지만 백신 인센티브 기대에 신청"
얀센 백신-AZ 백신과 같은 '바이러스 백터' 계열 백신으로 부작용 유사
오는 10일부터 20일까지 30세 이상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 등 군 관계자를 대상으로 얀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얀센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처럼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한 바이러스 백터 계열의 백신이기 때문에 AZ 백신과 비슷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다음 주부터 첫 얀센 백신 접종이 이뤄지기 때문에 국내 이상 반응에 대해선 보고된 바가 없다. 이에 일부 사전 예약자들은 얀센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얀센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보다는 정부의 백신 접종 인센티브 기대감으로 인해 얀센 백신 접종을 희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일 얀센 백신을 접종하는 최모(34)씨는 “AZ백신을 맞고 부작용으로 고통을 겪고 계신 분들의 사연이 안타까웠다. 얀센 백신도 AZ백신과 같은 바이러스를 이용해 만든 백신이라고 들었다. 얀센 백신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씨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크지만 한시라도 빨리 답답한 마스크에서 벗어나 조금이라도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더 컸다”며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인센티브의 혜택을 누리고자 얀센 백신 접종 사전 예약을 했다”고 밝혔다.
오는 14일 얀센 백신을 접종하는 이모(35)씨도 “앞서 AZ백신 부작용 사례에 대한 보도를 보면서 얀센 백신 접종에 대해 공포심이 있었다. 이에 백신을 맞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기도 했지만 어떤 백신이든 코로나19 감염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어서 얀센 백신 사전예약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백신에 의한 이상 반응보다 코로나19 감염 위협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주변 친구들은 화이자를 기다리며 패스하겠다는 친구도 있었다”며 “얀센 백신을 접종하고 마스크를 벗는 일상을 회복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오는 11일 얀센 백신을 접종하는 임모(34)씨는 “운동을 좋아하는데 현행에서는 운동할 시에도 마스크를 써야 해 어려움이 많았다. 앞으로 마스크를 벗고 운동할 수 있어 기대된다”며 “동갑내기 모임 등 10~20명 규모의 단체 모임도 여럿 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소식을 자주 접하기 어렵게 된 사람들이 많다. 이들을 한 자리에 보면서 옛날얘기를 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하니 설렌다”고 말했다.
고열, 복통, 두통, 흉통, 경련, 피부 출혈 등…'이상 증상' 발생 주의
젊은층·여성에 부작용 위험↑…유사시 신속하게 진단 치료 받아야
얀센 백신은 1회 접종 방식으로 임상시험 결과 1회 접종 14일 후 66.9%의 예방효과를 보이고, 접종 28일 후 66.1%의 예방효과를 나타낸 백신이다. 지난 1일 미국 정부로부터 공여 받은 100만 명 분량의 얀센 백신에 대한 사전예약이 시작되자마자 18시간 만에 마감이 될 정도로 뜨거운 예약 열기를 보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얀센 백신은 AZ 백신과 같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이기 때문에 AZ 백신 부작용 사례와 같은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AZ 백신 접종자들 중 10만 명중에 1명 꼴로 발생한 혈전 반응도 생길 수 있어 접종 후 부작용이 지속되면 신속하게 진단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했다.
김우주 고려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얀센 백신 접종 후 고열, 복통, 두통, 흉통, 다리부종, 식욕저하, 경련, 피부 출혈 등의 이상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드물지만 혈전증이 생긴 사례들도 있다. 이들 중 뇌동맥 혈전, 폐동맥 혈전, 복부 정맥 혈전 등 중증이거나 휴유증이 남을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유럽과 미국에서의 사례를 보면 얀센 백신과 AZ 백신을 맞고 생긴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가 같다는 임상 결과가 나왔다.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의 공통적인 부작용이다. AZ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부작용과 얀센 백신 부작용이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이런 반응이 일어날 경우 빠르게 진단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얀센백신은 AZ백신 보다 혈전증 발생 빈도가 현저히 적고 남아공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예방효과도 AZ백신 보다 높다. 하지만 젊은층일수록 부작용 발생 위험이 커지고 남성보다 여성에게 이상 반응 발생 건수가 높아 주의가 당부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국의 경우 얀센 백신 접종 후 100만 명 중에 3명 꼴로 희귀혈전이 발생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기본적으로 10만 명중에 1명 꼴로 혈전증이 발생한 것에 비해 혈전증 비율을 AZ 백신보다는 현저히 적다”며 “얀센 백신은 남아공 변이에 60% 이상 예방 확률을 보여 남아공 변이바이러스에 14% 정도 예방 효과가 있는 AZ 백신보다는 예방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아데노바이러스는 감기 바이러스 중에서 매우 강한 바이러스다. 따라서 접종 후 일반적인 감기 기운보다 강한 이상 반응이 나올 수 있다. 젊은층은 고령층에 비해 면역반응이 활발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혈전증과 부작용 발생 위험도 커지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고령층은 이미 아데노바이러스에 노출된 경우가 있는데 젊은층은 바이러스에 노출된 경우가 적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해 더 취약할 수 있다. 또한 여성이 면역반응이 더 강하다. 여성은 호르몬과 에스트로젠이 이런 반응을 강하게 유발하게 한다는 가설도 있다. 따라서 나이 든 여성보다 젊은 여성들이 부작용 사례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는 거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