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토스뱅크, 5개-10개 부서 상시채용 실시
6개월 동안 5대 은행 임직원 2500명 희망퇴직
"퇴직·경력者 수요·공급일치…이동 늘어날 것"
케이뱅크와 토스뱅크가 대규모 신규 채용에 나섰다. 올해에만 직원 25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은 시중은행과 대비된다. 디지털손해보험업에 신규 진출한 카카오손보도 100명 규모 직원을 새로 뽑는 등 핀테크 발 인력 충원이 줄을 잇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기존 금융사에서 퇴직한 인원 공급과 핀테크 기업의 금융 경력직원 수요가 맞물리는 만큼 대규모 인력 이동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달 말까지 두 자릿수 직원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인력을 모집 중인 부서는 ▲자금세탁방지(AML) 모니터링 ▲개인 신용대출 상품 ▲준법감시 ▲인사운영 ▲인사기획 등 5곳이다.
지난 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인터넷은행 본인가를 받은 토스뱅크도 9월 공식 출범 전에 10개 부서에서 수시채용을 진행한다. 신규 채용에 나선 부서는 개인정보보호, 정보보안정책, 자금, 데이터 엔지니어 등이다. 토스는 이번 채용으로 인력 60명을 충원해 출범 전 200명 규모 인원을 확보할 방침이다.
핀테크 보험사도 인력 채용을 서두르고 있다. 디지털 손해보험업 예비허가를 획득한 카카오손해보험(가칭)은 본 인가 전까지 모회사 카카오페이에서 100명 규모 인력을 충원 받을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올해에만 임직원 300명 충원을 공언한 상태다.
이처럼 핀테크 금융사가 대규모 인력 충원에 나서는 이유는 사업영역이 확장되고 있어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7월 4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 대출영업을 재개했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다수 투자자로부터 1조2500억원 규모 자금을 확충하는데 성공했다.
케이뱅크는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중금리대출을 늘릴 계획인데, 이때 필요한 인원을 미리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출범을 3개월가량 앞둔 토스뱅크도 선제적인 인력 충원으로 차질 없는 중금리대출 확대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카카오손보 역시 미니보험(소액단기보험)을 중심으로 다른 보험사와 차별화된 상품 개발·판매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대규모 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핀테크사의 인력 충원 행보는 최근 희망퇴직이 늘어나는 기존 금융사들과 대비된다. 급속한 디지털 전환으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기존 금융사들이 희망퇴직을 활용해 인력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올 6월 초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희망퇴직한 임직원 수는 총 2495명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KB손해보험은 현재 근속 15년 이상 1983년 이전 출생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지난 2019년 이후 2년 만이다.
금융업계에서는 핀테크 기업과 기존 금융사 간 인력 이동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케뱅, 토뱅, 카카오손보 등은 각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가진 관리자급 인력을 우선 충원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만큼 기존 금융권 노하우에 핀테크의 기술력을 접목시키겠다는 전략에서다.
기존 금융사 직원 입장에서도 핀테크는 좋은 선택지다. 업무영역이 크게 다르지 않은데다, 유연한 근무환경, 고액 연봉, 스톡옵션 등 유리한 조건이 많아서다. 아울러 기존 금융사를 퇴사하면서 최대 3년치에 달하는 특별 퇴직금을 일시불로 수령한 뒤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제로 인터넷은행이 출범할 때 시중은행에서 이직해 넘어간 경우가 꽤 많이 있었다"며 "기존 금융사들의 구조조정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과 핀테크 입장에선 금융업에 대한 높은 이해력이 있는 경력직원에 대한 수요가 맞아 들어가 향후 인력 무빙이 더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