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L인줄 알면서도…이영자 ‘실버타운 투어’로 본 예능의 역할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1.06.17 08:32  수정 2021.06.17 14:24

예비 노년층, 실버타운에 대한 긍정적 인식 변화

액티브시니어 부상...실버타운 새로운 수익 사업으로

ⓒMBC

“빠르면 6~7년 안에 실버타운에 입주할 계획이다.”


개그우먼 이영자의 말에 매니저 송 실장은 깜짝 놀랐다. 이영자는 1967년 8월생으로, 현재 나이 55세(만 53세)다. 매니저의 반응을 통해 그간 우리 인식 속에서 실버타운은 중증질환을 가진, 혹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의탁하는 요양원 혹은 양로원이란 선입견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보통 60대 이상을 ‘실버세대’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의학기술의 발달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인간의 평균 수평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고령인구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또 정년퇴직 후에도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사회적·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고령자 세대를 통칭하는 ‘뉴실버세대’라는 말도 생겨났다.


실버세대가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의 주역이 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실버타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영자가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 실버타운 투어에 나서고, 그 곳에 거주 중인 실제 입주자들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은, 대중의 인식을 바꿔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30대 초반 직장인 시청자 A씨는 “실버타운을 드림타운으로 지칭하며 또 다른 인생을 계획하는 이영자의 모습을 감명 깊게 봤다. 덕분에 미래를 위해 조금 더 깊은 고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기본적으로 실버타운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편견을 깨뜨릴 수 있는 기회였다. 물론 실버타운 PPL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고령화 시대에 맞는 콘셉트로 만들어져 시청자들에게 여러 생각들을 하도록 만드는 등 예능의 긍정적인 역할을 해낸 것 같다”고 평했다.


ⓒMBC

실제로 실버타운은 60대 이상의 노인들이 일정한 입주비용을 지불하고 각종 편의시설과 서비스 등을 누리며 거주하는 주택의 개념이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도 그려진 것과 같이 도심형 실버타운에는 모던한 인테리어의 풀옵션의 방부터 도서관, 음악 감상실, 피트니스 센터, 실내 골프장, 뷔페 등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었다.


즉, 타운 내에서 기본적인 주거 생활은 물론이고 문화와 여가, 부속 의원과 물리치료실 등을 갖춘 의료 서비스까지 제공이 가능하게끔 설계되어 있다. MC들도 “실버타운이 이런 곳인 줄 몰랐다”며 연신 놀라움을 드러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연령별 선호하는 노후 생활 형태 조사 결과 실버타운(노인 전용 마을)에 대해 오히려 젊은 층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70세 이상은 5.1%, 60~69세는 10.9%, 50~59세는 17.3%, 40~49세는 22.0%, 30~39세는 20.1%, 15~29세는 20.6%의 비율이다.


아직까지 노년층에선 실버타운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지만, 예비 노년층에서 실버타운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비 노년층에서 이 같은 인식 변화가 나온다는 점을 통해 향후 실버타운의 수요자가 점점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업계에서도 가속화되는 고령화 시대에 국내 실버타운 수요는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저수익성 사업으로 인식되어 오던 실버타운이 액티브시니어의 부상과 고령화와 함께 새로운 수익사업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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