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면접관 논란에 이낙연·정세균 한목소리
"현 정부와 차별화 전략으로 간다는 오해 소지"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 측이 2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해 "김경율 회계사의 그동안 언동이 정녕 '국민의 시각'이라고 여기고 계신 것이냐"며 "그의 주장 대부분이 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대법원에서 판단까지 나왔다"고 따져 물었다.
이낙연 캠프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이런 사람이 우리 당의 대선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면접관으로 거론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스스로 정체성을 포기하고 한국 정치를 병들게 한 '차별화' '청산론'의 관성을 반복하는 것은 아닌가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의 가치 위에 세워진 성을 보수하고 진보해야 한다"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민주당의 역사를 모래성 취급하며 무너뜨리고 바꾸는 것이 아니라 든든한 성으로 수성하고 가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1일 대선 예비경선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국민 면접' 패널에 '조국 흑서'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를 섭외했다가 당내 반발에 부딪혀 철회했다. 그러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자들과 만나 "당이 독한 국민면접을 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얼핏 보고 상당히 괜찮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다"며 "당원의 입장에서 후보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국민의 시각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 측은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도 "아무리 외부의 쓴소리를 듣는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해도 이래서는 안 된다"며 "김대중의 꿈, 노무현의 과제, 문재인의 성과, 민주당의 가치를 분명하게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역사를 부정하면 우리는 더 이상 민주당이 아니다"라며 "김경율 사태에 대한 지도부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쓴소리를 듣겠다는 열린 자세가 아니라 당원의 자존심과 정체성에 흠집을 내고 스스로 자해하는 일"이라며 "이대로 가면 현 정부와 차별화 전략으로 가려는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선 방향과 원칙, 공정성을 세우기 위한 대선후보 전원과 지도부 합동 회의를 즉각 열어달라"며 "지도부가 이번 사안을 가볍게 보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