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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의 역주행] ‘때로는 멘탈’ 김학범호에 깃든 손흥민 정신


입력 2021.07.09 06:26 수정 2021.07.09 07:27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에릭센 응원 후 유로 4강 진출 기적 쓴 덴마크

손흥민도 함께 하지 못하지만 출전 의지 드러내

김학범 감독과 손흥민은 2018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함께 일궜다. ⓒ 뉴시스

스포츠는 선수의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한 객관적인 능력치가 분명히 존재한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을수록 팀 전력이 상승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계량화된 전력을 뛰어넘는 능력치가 발휘될 때도 있다. 기량 못지않게 강조되는 부분이 바로 정신력, 즉 ‘멘탈’이다.


단체 스포츠인 축구에서도 멘탈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 주눅 들지 말아야 하고, 선수들의 마음이 하나가 된다면 팀의 조직력 강화도 꾀할 수 있다.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는 UEFA 유로 2020에서 가장 화제가 된 팀은 덴마크다. 덴마크는 강호들이 즐비한 유럽에서 중상위권 전력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덴마크는 조별리그서 먼저 2패를 하고도 결선 토너먼트에 올라 준결승까지 오른 최초의 팀으로 기록됐다. 이와 같은 기적이 가능했던 이유는 역시나 ‘멘탈’이다.


덴마크는 핀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서 팀의 에이스인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갑작스런 심정지로 쓰러지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결국 덴마크는 핀란드에 0-1로 패했고, 분위기를 추스르지 못한 벨기에와의 2차전서도 1-2 무릎을 꿇어 조기 탈락의 암운이 드리워졌다.


이때 병상에서 회복한 에릭센이 선수단을 방문해 동료들에게 힘을 북돋아줬고 덴마크는 전혀 다른 팀으로 변모한다. 그러면서 4강 진출이라는 기적을 일궈내며 축구팬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에릭센으로 동기부여가 된 덴마크는 유로 2020 4강 진출을 이뤄냈다. ⓒ 뉴시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보름 앞으로 다가온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있다. 목표는 동메달 이상의 메달 획득이다.


김학범 감독은 최상의 전력을 꾸리고 싶다는 바람을 수차례 드러냈고, 한국 축구가 낳은 ‘월드 클래스’ 선수인 손흥민을 와일드카드로 선발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손흥민의 올림픽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발탁하지 않은 배경이 공개되면서 팬들에게는 훈훈한 감동, 김학범호에는 사기를 고취시키고 있다.


2021-22시즌 개막을 앞둔 손흥민 입장에서 올림픽 참가는 어쩌면 어불성설일 수 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에 올림픽 출전을 허락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부와 명예도 중요하지만 태극마크의 소중함에 무게를 둔 결정이 아닐 수 없다.


김학범 감독도 욕심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감독은 대표팀 엔트리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손흥민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손흥민을 뽑는 것은 가장 쉬운 선택이지만 그는 우리가 보호하고 아껴야 하는 선수다. 올림픽에 참가하면 혹사가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비록 함께하지 못하지만 손흥민의 의지는 선수단에 고스란히 전해질 전망이다. 더불어 감독이 선수 하나하나를 보호하고 아낀다는 메시지까지 전달받은 김학범호다. 멘탈을 확실히 다진 올림픽 대표팀이 덴마크와 같은 투혼을 불사를지, 올림픽 축구가 기대되는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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