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석열과 소통 문제 없는데
옆에서 모신다는 분들이 말이 많다"
尹 측, 李 '징계 예고'에 강력히 반발
확전 자제 목소리…"정권교체 바라는 다같은 야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 캠프 합류 인사들 간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으로서 윤 전 총장을 공식적으로 돕겠다고 나선 인사들에 대한 징계를 예고하는 등 아직 당 외부에 머물고 있는 윤 전 총장의 입지가 갈등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준석 대표는 29일 오전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윤석열 전 총장과 만났고, 대화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으며 윤 전 총장도 어떤 특혜도 바라지 않는 담백하신 분"이라며 "그런데 중간에 보면 그 옆에서 모신다는 분들이 우리 후보가 이렇게 지지율이 높은데 왜 이렇게 일반적인 대우를 똑같이 하고 있는 것이냐, 왜 꽃가마 안 갖고 오냐고 말이 많으시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총장과 직접적 소통에 아무 문제가 없으나, 윤 전 총장을 보좌하고 있는 주변 인물들이 오히려 원활한 동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직격한 것이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측 인사들의 갈등은 국민의힘에 당적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 대거 윤 전 총장 캠프에 공식 합류하며 수면 위로 떠오른 바 있다.
현재 윤 전 총장이 명명한 '국민캠프'에는 국민의힘 인천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학재 전 의원, 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인 함경우 전 조직부총장, 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인 김병민 전 비상대책위원이 합류한 상황이다.
특히 김병민 전 비대위원의 경우 현직 당대표인 이준석 대표가 아닌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윤 전 총장 캠프 합류를 상의한 것으로 알려져 이 대표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쓴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이들 사이의 갈등은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맞물려 봉합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이 현재 명확한 '당외 주자'인 만큼, 8월말까지 유예 기간을 주되 그 안에 입당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그를 돕는 당 소속 인사들을 '해당행위'로 간주해 제명 수준의 중징계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그분들이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것에 대해 저희가 진짜 각을 잡고 윤리위원회를 열면 판단에 이론의 여지가 없는 큰일날 일"이라며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공천을 못 받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경우 그 사람을 돕는 행보를 하거나 직을 맡으면 칼같이 제명이지만, 윤 전 총장이 입당에 대한 의지를 계속 밝히고 있고 아직까지 나 개인으로서도 오해할 소지가 없기에 징계를 안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윤 전 총장 측에서도 강도 높게 반발하는 메시지가 나왔다. 국민캠프 대변인을 맡은 김병민 전 비대위원은 같은날 KBS라디오 '최강시사'에서 이 대표를 향해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길을 걷지 말라"며 "추 전 장관이 윤석열 전 총장을 징계하고 나서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많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자신들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징계를 과거 상당한 역풍을 불러 일으켰던 추 전 장관의 윤 전 총장 징계에 빗대 "무리수를 두지 말라"고 맞받은 것이다.
이에 더해 정치권 일각에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시기가 8월 10일 전후라는 예측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도 양 측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당대표 취임 초기부터 8월 9~13일 휴가를 다녀오겠다 밝혔던 이 대표가 이를 강조하며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입당하겠다는 것이냐"며 오보라는 입장을 밝히자 윤 전 총장 측에서 언론에 "이 대표의 휴가를 상관해야 하느냐, 불쾌하다"는 감정을 드러낸 것이 화근이 됐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뭔가 캠프에 감정조절이 안되는 분이 있나보다"며 "이미 몇 주 전에 정한 일정으로 당대표가 휴가를 가는데 불쾌하다는 메시지를 들으면 당대표가 불쾌해야 하는 것"이라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과 나는 만날 때마다 이견 없이 대화가 잘 되는데 캠프에서 익명 인터뷰로 장난치는 것에 벌써부터 재미를 붙이면 안 될 것"이라 덧붙였다.
당 안팎에선 이준석 대표와 윤 전 총장이 야권이라는 큰틀에서 함께 하고 있는 만큼, 필요 이상의 확전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야권의 모든 분들은 더불어민주당의 '반나절 원팀' 을 보셨는가,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지만 불과 반나절 만에 원팀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토론에서 신경전이 오갔다"며 "그런데 우리가 민주당의 반나절 원팀을 비웃기만 할 정도로 원팀으로서 잘 하고 있느냐 묻는다면 자신 있게 답하기 힘들다.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김 최고위원은 "우리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다같은 야권"이라며 "어떤 분이든 국민의힘 정강정책 위에서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분이면 두 팔 벌려 환영하겠다. 공정하고 깨끗한 경쟁을 반드시 담보할 것"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