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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임자 있는’ 박수홍·김용건, 예능과 현실의 괴리?


입력 2021.08.04 09:20 수정 2021.08.04 09:2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예능적 허용 vs 진정성 부재

실제 연인 두고도 예능에선 '싱글' 행세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어차피 다 ‘쇼’ 다”


가상연애 프로그램은 2000년대 이후 ‘리얼 예능’ 전성기의 흐름을 타고 등장해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포맷이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들의 치명적인 허점은 ‘리얼’과 ‘예능’의 괴리로부터 드러난다.


최근 방송인 박수홍이 23세 연하 연인과 결혼 소식을 전하면서 SBS ‘미운 우리 새끼’가 거짓방송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방송에서 그는 중년의 싱글 남성으로, 부모님을 애타게 하는 아들로 그려졌다. ‘미우새’뿐만 아니라 MBN ‘동치미’, SBS ‘뷰티 앤 더 비스트’ 그리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도 ‘싱글 남성’임을 강조해왔다.


“햇수로 4년을 만났다”는 박수홍의 말은 지난 4년여간 했던 프로그램 속의 꾸며진 이미지를 스스로 부인하게 된 셈이다. 많은 네티즌이 배신감을 드러내고 ‘거짓’을 지적하자 박수홍은 “햇수로 4년이지만, 디데이로 보면 972일, 즉 2년 7개월”이라며 “지난해부터 진지하게 결혼에 대한 생각을 나누게 되면서 ‘미우새’에서 제 모습을 자주 보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수홍의 거짓방송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39세 연인 A씨와의 임신 관련 스캔들이 터진 배우 김용건도 유사한 논란으로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김용건과 A씨가 무려 13년간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해 그가 출연했던 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3’(이하 ‘우다사3’)를 둘러싼 거짓방송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당시 김용건은 ‘리얼리티’를 표방한 이 프로그램에서 황신혜와 커플을 이뤄 가상 연애를 펼치면서 썸을 타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진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프로그램의 허점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리얼’을 표방하는 예능에 출연한 연예인이 다른 사람과 열애설에 휩싸이거나, 대본대로 연기를 한다는 의심을 사면서 시청자들의 환상이 깨지고 감정이입도 흐트러지는 건 사실이다. 최근에도 tvN ‘내 귀에 캔디’에서 박민영한테 설렘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던 이준기가 전혜빈과 연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진정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MBN, SBS

이 같은 논란이 나올 때마다 “예능적 허용”과 “진정성 부재”로 시청자들의 의견이 나뉜다. 그러나 예능은 예능일 뿐이다. 연예인들은 예능 속에서 주어진 캐릭터와 환경에 충실한 ‘쇼’를 보여준 것이다 다름없다. 예능에 과몰입해 현실과 예능을 구분 짓지 못하고, 그 모습을 강요하는 건 무리란 말이다.


그런데 이 ‘쇼’라는 것은 예능프로그램, 특히 ‘가상연애’ 혹은 ‘리얼리티’를 표방한 프로그램들에게는 ‘독’과도 같다. 이는 가상연애 예능, 리얼리티 예능의 존재 이유이자, 어쩔 수 없는 한계와도 같다. 결국 가상연예가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최근엔 ‘진짜’를 찾는 방송사들이 대부분이다.


과거 실제 부부의 일상을 보여주는 tvN ‘신혼일기’, JTBC ‘효리네 민박’,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MBC ‘부러우면 지는 거다’ 등은 물론 현재 방영 중인 SBS ‘동상이몽-너는 내 운명’ 채널A ‘애로부부’, JTBC ‘1호가 될 순 없어’, 티빙 ‘환승연애’, 카카오TV ‘체인지 데이즈’ 등 실제 연인 혹은 부부를 내세운 프로그램들이 다수다.


한 리얼 예능 프로그램 홍보 관계자는 “가상의 진정성을 검증하던 것에 피로를 느낀 시청자들이 사실적인 예능을 찾게 된다. 진짜 부부, 진짜 연인이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짜’보단 ‘진짜’ 관계성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그러나 리얼한 부부와 연인을 모셔왔어도 예능에선 가상의 상황, 가상의 환경이 주어질 수밖에 없다. 예능으로서 모습을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100% 리얼’이라면, 예능보단 다큐다. 제작진도 예능적 요소와 함께 진정성을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지만, 시청자들도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지나친 잣대는 피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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