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삼구삼진 굴욕 안겼던 야마모토에 3타수 2안타
한일전 패배에도 살아난 3번 타자 이정후 타격감은 고무적
뼈아픈 한일전 패배에도 ‘바람의 손자’ 이정후(키움)의 활약만큼은 빛났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4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승자 준결승전에서 2-5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5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미국과 패자 준결승전을 치르게 됐다. 여기서 승리하면 오는 7일 7시 일본과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아쉬운 패배였지만 이정후의 활약만큼은 눈부셨다. 그는 2년 전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자신에게 삼구삼진 굴욕을 안겼던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재대결에 나섰다.
야마모토는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서 16경기 113.2이닝, 9승 5패 121탈삼진,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한 일본 대표팀의 1선발이다. 150km 후반대의 강속구와 140km가 훌쩍 넘는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그는 한일전 선발 중책을 맡았다.
이정후 역시 프리미어12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하며 재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2년 만에 다시 마주한 대결서 웃은 쪽은 이정후였다. 그는 1회 초 1사 1루에서 야마모토를 상대로 우익수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2루타를 때려냈다. 투 볼이라는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3구 째 야마모토의 직구가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방망이를 세차게 돌려 첫 타석부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4회 선두타자로 나와 삼진으로 물러난 이정후는 세 번째 타석에서 다시 안타를 추가했다.
1-2로 뒤진 6회 초 무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기록하며 1루 주자 강백호를 3루까지 보냈다. 야마모토는 양의지를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이와자키 스구루와 교체됐다. 하지만 김현수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야마모토의 승리 투수 요건이 날아가고, 평균자책점도 올라갔다.
이정후에게 2안타를 얻어맞은 야마모토는 이날 5.1이닝 2실점하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피칭에 실패했다.
비록 김경문호가 일본에 패했지만 중심타자 이정후가 야마모토를 제압하고 타격감을 끌어올린 것은 고무적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4경기 타율이 0.235에 불과했던 이정후는 한일전에서 4타수 2안타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살아났다. 타격 상승세를 미국과 패자 준결승전까지 이어나간다면 다시 한 번 일본을 상대로 복수의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