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민주당 대선후보와 연결돼
있지 않다고 어떻게 장담하겠느냐"
지난 대선 때는 文캠프 특보로 참여
靑 "언급할 가치 없다" 민감한 반응
문재인 대선 후보 캠프의 노동특보로 참여했던 인사들이 연루된 충북 지역 간첩단 관련 내용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여야 대선후보와 연결돼 있을 경우, 이 사안이 비단 지난 대선과 관계된 사안으로 머물지 않고 내년 3·9 대선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태흠 의원은 10일 성명에서 "북한 지령을 받고 간첩·이적행위를 한 충북동지회 간첩혐의자들의 간첩 행태가 연일 충격을 주고 있다"며 "이들이 2000년 초반부터 북한과 접촉해 공작금을 받고 F-35A 도입 반대, 국내 정치 개입, 법조·정치·노동계 인사 포섭 등 각종 지령을 수행해왔음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이들이 문재인 대선후보 특보로 참여하고, 총선과 지방선거에도 직접 참여했다고 하니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자들이 지금 민주당 대선 후보들과 연결돼 있지 않다고 어떻게 장담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충북 청주에서 북한의 지령을 받고 F-35 공군 도입 반대 운동 등 이적행위를 벌이다 구속된 이른바 '충북동지회' 인사들 중 일부는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캠프 노동특보단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중국·캄보디아 등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촉해 2만 달러의 공작금을 수령했으며,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USB에는 '스테가노그래피' 방식으로 숨겨진 북한의 지령이 80건 이상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들은 북한 김정은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혈서까지 쓰면서 활동 내역을 북한에 보고했다. "영명한 우리 원수님! 만수무강하시라!"는 혈서를 쓴 A씨는 충북 노동운동 의식화, "위대한 영수님의 영도, 충북 결사옹위 결사관철"이라는 혈서를 쓴 B씨는 대기업 현장조직 장악을 통한 청년 의식화,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원수님과 함께"라는 혈서를 쓴 C씨는 충북 간호사를 조직하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 주목하는 대목은 과연 이들이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지지 활동을 했던 것으로 그쳤겠느냐는 점이다. 차기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은 만큼 여야 대권주자들과 연결고리를 갖고 움직이지 않았겠느냐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충북동지회' 간첩들이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의 특보로 활동했다는 의혹에 대해 청와대는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밝혔다.
'충북동지회' 간첩들 중 일부 인사는 지난해 10월 당시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도 만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진욱 대변인은 "수사기관이 엄정히 조사하고 조사 결과에 따른 법적 조치들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외 나머지 부분들은 팩트와 관련이 없는 정치공세라서 우리가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야권의 일부 대권주자와의 연결고리도 드러났다. 이들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권과 각을 세우고 있던 당시, 검찰총장 탄핵광고 모금운동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대권주자와의 연결고리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김태흠 의원이 이날 "이런 자들이 지금 민주당 대선 후보들과 연결돼 있지 않다고 어떻게 장담하겠느냐"고 일갈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의 문제제기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