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인적 인프라로 불확실성 해소 기대
현장 경영 재시동 가능성…경영정상화 잰걸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 출소하면서 삼성의 향후 투자계획에도 탄력이 붙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취업제한 등 제약이 많지만 이 부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삼성의 지속성장을 위한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정부 역시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삼성에 거는 기대가 큰 눈치라 경영 정상화도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이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삼성의 투자 계획에도 보다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정구속으로 의사결정에 상당한 차질이 있었던 만큼 경영 정상화에 한걸음 더 다가설 것이란 분석이다.
재계와 삼성 내부에서는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해외 투자 및 M&A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이 부회장은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국에 인적 인프라를 고루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가석방된 신분으로 제약이 많긴 하지만 다시금 글로벌 현장 경영에 시동을 걸며 인적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수감되기 직전까지 지난해에만 브라질과 중국, 네덜란드, 베트남 등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글로벌 현장 경영에 매진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미세공정 경쟁 핵심 전력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를 위해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직접 찾아 협상을 진행한 사례가 있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삼성 내부에서도 긍정적 기류가 흐르고 있다”며 “그 간 적극 나서지 못했던 투자와 관련해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큰 힘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은 향후 반도체 비전 2030 등 이 부회장 주도로 세워진 장기계획에 따라 불확실성 해소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은 줄 곳 반도체 등 주력 분야에서의 ‘초격차’ 실현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특히 지난 2018년 AI, 5G, 전장용 반도체 등 4차 산업혁명 구현에 필수적인 핵심 기술을 삼성의 ‘미래육성사업’으로 선정하고 신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장 지난 5월말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발표한 170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신규 파운드리 투자와 관련 공장 건설 입지 지역 최종 선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또 삼성SDI의 미국 현지 신규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을 비롯,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등과 같은 투자 경영 판단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업 판도가 바뀌는 상황에선 투자와 구조조정 등 과감한 결단이 큰 기회를 갖게 만든다”며 “포스트코로나 등 시대가 급변하는 와중에 총수의 존재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