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4할 도전’ 강백호, 왜 고개 숙여야만 했을까


입력 2021.08.17 08:48 수정 2021.08.17 09:10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도쿄올림픽 동메달결정전 더그아웃 태도 논란 사과

많은 기대 받았지만 대표팀 노메달에 그치자 비판 쏠려

자칫 소속팀 분위기에도 악영향, 인터뷰 도중 먼저 사과

강백호. ⓒ 뉴시스

도쿄올림픽서 ‘태도 논란’에 휘말린 강백호(kt 위즈)가 결국 사과에 나서며 고개를 숙였다.


강백호는 지난 15일 수원 삼성전에서 동점 2루타로 팀의 3연승을 이끈 뒤 중계방송사와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심경을 밝혔다.


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도중 더그아웃 펜스에 몸을 기댄 채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심드렁하게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이 TV 카메라에 잡히며 태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대표팀이 6-10 역전 당한 상황 직후 나온 행동이었고, 이를 지켜보던 박찬호 해설위원이 “이런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계속 파이팅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강백호는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타자였다. 리그서 유일무이한 4할 도전에 나선 그에게 김경문 감독은 대회 초반 4번 타자의 중책을 맡겼다.


하지만 강백호는 4번 타자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고, 2번 타순으로 이동해 활약을 펼쳤다. 아쉽게도 충격의 노메달에 그친 대표팀에 많은 비난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동메달 결정전을 통해 태도 논란이 겹친 강백호에 좀 더 불똥이 튀었다.


올림픽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강백호. ⓒ 뉴시스

강백호는 현재 모두가 인정하는 리그 최고의 타자다. 도쿄올림픽을 마친 뒤에도 타율 0.450을 기록하며 여전히 4할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기대를 걸었던 도쿄올림픽에서 성적과 태도 모두 실망스러움을 안긴 그가 리그서 맹타를 휘두른다 해도 성난 팬심은 쉽게 돌아서지 않았다. 이는 자칫 선두 싸움을 펼치고 있는 소속팀 kt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강백호가 먼저 용기 있게 사과를 자청했다.


중계진을 향해 “한마디만 해도 될까요?”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연 그는 “올림픽 기간에 좀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팬 분들이 실망하게 해서 너무 죄송스럽다”며 “또 한 번 거기서 배웠다고 생각하고 좀 더 모범적인 선수가 되도록 할 테니까 앞으로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사과했다.


강백호는 과거에도 ‘태도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다. 2년 전 롯데와 경기서 상대 투수 김원중에게 파울을 기록한 뒤 고함을 질렀고, 흙을 발로 차며 자극했다. 어느 상대에게도 주눅 들지 않는 당찬 성격은 그의 장점 가운데 하나로 꼽히지만 때로는 독이 될 때도 있다.


팬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요즘 더는 성적으로 모든 것이 용서되는 시대는 지났다. ‘선수보다 사람으로 인정받겠다’는 강백호의 다짐이 과연 지켜질 수 있을지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