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 6차까지 진행했다지만 인원·규모 등 파악 어려워
소비자·영세업자 불만 고조…집단소송 움직임 조짐도
머지포인트 대규모 환불 사태에 피해자들의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 측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돈을 돌려주겠다며 6차까지 환불을 진행했다는 입장이지만 인원이나 환불액 규모 등 추후 환불 일정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어 피해자들의 애만 태우고 있다.
머지포인트는 편의점, 대형마트, 외식 체인점 등 전국 2만개 제휴 가맹점에서 20% 할인된 금액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2019년 1월 서비스를 시작해 1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1000억원 이상의 머지머니를 발행하며 큰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머지플러스가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채 영업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머지플러스는 지난 11일 머지포인트 판매를 돌연 중단하고 사용처를 대거 축소했고 이로 인해 소비자·소상공인 등 수백명의 가입자들은 환불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특히 일부 이용자들은 본사를 찾아가 환불을 요구하는 등 ‘머지런(환불 요구)’ 사태로까지 번졌다.
머지플러스 측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구글 폼으로 환불 신청을 받아 순차적으로 환불을 해주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지난 14일 1차, 15일 2차, 17일 3차·4차·5차에 이어 18일 오전 11시 6차 환불이 진행됐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회사 측이 환불 받은 인원이나 규모는 물론 향후 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이용자 입장에서는 답답하기만 하다.
환불 시점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데다 환불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장치도 따로 없어 기약 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다.
머지포인트 피해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환불 관련 내용의 게시물이 수십 개가 올라와 있다.
이들은 “환불 신청을 하긴 했는데 신청 접수가 완료됐는지 확인할 수가 없어 불안하다”, “온라인 환불을 5차까지 진행했다고 하는데 주위에 보면 환불된 사람이 없다.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머지포인트와 직계약을 체결한 영세자영업자도 대금 정산을 받을 수 있을지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도시락 가게를 운영하는 A업체 사장은 “지난 10일부터 몇십만원 대량 주문이 들어왔는데 다 머지포인트로 계산을 해 이상하다고 느꼈다”며 “이미 200만원 넘게 포인트 결제를 받아 멘붕이다. 결제 대금을 다음달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글을 올렸다.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머지포인트 관련 대책을 논의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중 가장 큰 곳인 ‘머지포인트 사기 환불 피해자 소송 보상 커뮤니티’는 “이성적으로 판단해 절차를 진행할 수 있으면 처리하는 게 옳다고 생각을 한다”며 “법무법인이나 변호사들을 알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머지 측이 온라인 환불을 극히 일부한테만 해주고 알바 등을 동원해 많은 사람들이 받은 것처럼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다는 관측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에 “그냥 못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회사가 정상화되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기부했다 생각하고 있다”는 이용자들도 등장했다.
한편 경찰은 머지플러스에 대해 금융감독원의 의뢰를 받아 내사에 착수했다. 앞서 금감원은 머지플러스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