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대통령 친동생, 탈레반에 충성맹세 장면 공개돼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 입성하기 직전 국민을 버려두고 막대한 현금을 챙겨 해외로 도주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72)의 친동생이 탈레반에 충성을 맹세하는 장면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SNS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가니 전 대통령의 동생 하슈마트 가니(61)가 탈레반을 지지하며 맹세하는 영상이 트위터 등을 통해 확산 중이다.
영상에 따르면 하슈마트는 탈레반 지도자 칼릴 알라흐만 하카니와 탈레반 종교지도자 무프티 마흐무드 자키르가 참석한 가운데 탈레반 지원을 약속했다. 이 무리 중 한 남성은 하슈마트 이마에 입을 맞추고 양손으로 볼을 만지는 등 축하하는 듯한 모습이 담겨있다.
하슈마트는 아프간 정치인이자 '가니 그룹'이라는 사업체의 회장이다. 가니 그룹은 아랍에미리트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탈레반은 안보를 가져올 수는 있지만 기능적으로 정부를 운영하기 위해선 잘 배운 젊은 아프간인들의 투입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소위 철지난 정치인들은 완전히 배제돼야 연립정부의 실패가 반복되지 않는다"며 "국가에 남은 소수가 또 나라를 약탈하도록 둬서는 안된다. 힘든시기인만큼 권력을 요구하지 말고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덧붙였다.
가니 대통령과 가족은 하슈마트의 '탈레반 충성 맹세' 동영상에 대해 아직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가니 대통령은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 진군하자 해외로 달아나 아랍에미리트(UAE)에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카불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당시 가니 대통령이 차량 4대에 현금을 가득 실은 채 헬기를 타고 도주했으며, 차마 싣지 못한 현금은 활주로에 남겨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니 대통령은 18일 SNS를 통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카불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거액의 현금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주장이며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