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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망? 너무 편해” 남자도 즐기는 레깅스, 불편한 팩트들


입력 2021.08.23 13:13 수정 2021.08.23 13:18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손나은 인스타그램

더 이상 검은 쫄바지가 아니다. 착 달라붙는 듯한 착용감과 매우 뛰어난 신축성으로 운동할 때 입기 적합한 레깅스.


2013년 방송인 클라라가 줄무늬 흰색 레깅스를 입고 야구 시구에 나서면서 눈길을 모은 레깅스는 운동복을 넘어 몸매를 드러내는 패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과거엔 검은색 일색이었지만 민트색·핑크색 등 색상도 화사하고 다양해졌다.


옷이 몸에 밀착돼 다소 민망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레깅스의 인기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운동할 때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레깅스를 입는 사람들이 늘었다. 요가나 필라테스는 물론 조깅-골프-등산을 할 때도 레깅스를 입는 여성들을 볼 수 있다. 동네 카페나 마트에서도 레깅스 패션은 흔하게 볼 수 있고, SNS에서는 ‘레깅스 핏’ 셀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남의 시선과 상관없이 ‘내가 편한 것이 좋은 것’이라는 사고가 확산되면서 국내 레깅스 시장 규모는 7000억원대로 급성장했다(2018년 기준). 여성 고객 니즈에 맞춰 민망한 Y존의 봉제선을 덮은 제품도 출시됐다. 팬티 라이너 부착 등 Y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인플루언서(유튜버)들의 꿀팁 게시물과 영상까지 넘쳐날 정도다.


비단 여성뿐 아니라 레깅스를 즐겨 입는 남성들도 늘고 있다. 여성 모델이 아닌 ‘몸짱’ 가수 김종국 등이 기용될 정도다. 기능성 소재로 땀 흡수가 잘 되면서도 신축성이 뛰어나 자전거를 타거나 근육 운동을 하는 남성들도 선호한다. 이렇듯 레깅스는 격렬한 운동을 할 때나 평소에도 입고 활동하기 편해 이제는 남녀 모두가 찾는 ‘패션’이 됐다.


레깅스의 편안함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불편한 팩트들을 체크해야 한다. 간과하거나 방치할 경우, 자칫 생각하지 못한 질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혈액 순환 문제다. 몸에 달라붙는 레깅스는 하복부를 강하게 압박해 하체의 혈액 순환을 저해한다. 여성은 하복부의 냉증으로 인한 생리통이나 생리불순도 유발할 수 있다. 다이어트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리를 고압박하는 레깅스를 오랜 시간 착용한다면, 다리와 발의 정맥이 확장돼 피부 밖으로 돌출돼 보이는 질환인 하지정맥류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운동 도중 움직임의 강도에 따라 질과 외음부가 자극을 받아 가려움증이나 세균성 감염도 발생할 수 있다. 통풍이 잘 되지 않다보니 세균과 바이러스가 내부에 증식돼 질염이 생기기도 한다. 초기 질염을 방치하면 염증이 자궁으로 번져 큰 질환을 부를 수 있으니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운동복 넘어 일상복 된 레깅스. ⓒ 안다르

건강하고 면역력이 높은 운동 강사들도 질염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레깅스를 입고 생활하는 경우, 질염이 한 번 발생하면 잘 회복되지 않고, 재발하는 경우가 잦다. 운동 강사 등 직업적 이유로 장시간 레깅스를 착용해야 한다면, 레깅스를 여러 벌 준비해 땀에 젖은 레깅스는 바로 환복하는 것이 피부염 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등산이나 사이클 활동 등을 위해 레깅스를 입는 남성들도 주의해야 한다.


레깅스를 입은 채 장시간 활동을 하면 사타구니, 항문, 허벅지 주위에 피부 습진이 생길 수 있다. 고환의 온도가 점점 상승해 정자 운동이 저하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고환의 온도가 반복적으로 높아지면 고환 주위 정맥의 비정상적 확장으로 불임을 유발하는 정계정맥류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통풍이 잘 되지 않아 습기가 차는 폴리에스터나 나일론 같은 소재보다는 면과 같이 통풍과 습기 흡수에 좋은 소재로 만들어진 것을 고르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통풍이 잘 되지 않는 레깅스는 혈액 순환에 장애를 일으켜 남성호르몬 기능 이상 등 남성 질환을 부를 위험도 있다.


운동 후에는 반드시 샤워를 하고 청결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샤워 후에는 물기를 완전히 말려 습하지 않은 환경을 유지하면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뒤꿈치를 들어 올리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자주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지만, 레깅스를 입은 날에는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해 골반 주변 근육을 풀어주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불편한 팩트들을 잘 체크하고 입는다면 레깅스는 훌륭한 패션템이다. 하지만 레깅스가 제공하는 편안함에 매료돼 생각 없이 장시간 입고 활동한다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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