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당이 함께 추진하던 고령자 종합부동산세 과세 유예 법안이 국회에서 폐기됐다. 여당이 다시 입법을 추진해도 절차상 올해 안에 시행되기는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만 60세 이상 고령자가 주택을 매각하거나 상속·증여할 때까지 종부세 납부를 미뤄주는 방안은 사실상 무산됐다. 앞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의결한 종부세법 개정안에 해당 법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기재위가 그간 제출된 개정안 26건 대신 위원회 대안을 선택한 데 따른 결과다. 인라 기재위는 상위 2% 1가구1주택자에게 종부세를 부과한다는 여당안 대신 종부세 과세 기준선을 기존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식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고령자 종부세 과세 유예 방안은 현금흐름이 부족한 고령자 세부담 완화를 위해 마련됐다. 소득·연령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주택분 종부세 납부를 해당 주택 처분 시점까지 유예할 수 있도록 납세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안이다.
해당 법안은 여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공시지가 상위 2%에 해당하는 인원에 종부세를 매기는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당시 정부는 과세기준은 현행을 유지하되 과세 유예 제도를 도입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90%에서 동결, 10년 이상 장기거주공제를 신설하는 등 미세 조정안을 대안으로 내놓은 바 있다.
여당 당론 법안이던 해당 안에서는 ▲1가구1주택자(과세기준일 기준) ▲만 60세 이상 ▲해당 주택에 실거주 ▲직전 과세기간 종합소득이 3000원 이하 ▲주택분 종부세 납부액이 250만원 이상인 경우 고령자 종부세 과세 유예 대상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기재위 여야 협의를 담은 종부세법 위원회 대안이 마련되는 과정에서 해당 법안은 다른 종부세 개정안과 함께 폐기됐다.
당정이 도입 의지를 갖고 추진하던 법안이 없던 일이 되면서 제도 도입을 기다리던 수요자들의 혼란이 가중될 거란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당이 다시 입법을 서두른다 해도 고령자 종부세 납부 유예 제도는 올해 시행이 불가능하단 관측이 나온다. 9월 정기국회에 법안이 발의되더라도 법안 통과 및 시행령 작업 등 절차상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지적이다.